[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大勢觀

〈제7보〉(95~107)=바둑이 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프로들은 “사활(死活) 공부를 많이 하라”고 조언한다. 쌍방의 돌이 서로 얽힌 국지전(局地戰)에서 수읽기 훈련을 반복, 전투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말 끝에 한마디씩 덧붙이는 걸 잊지 않는다. “싸움은 바둑 게임의 일부일 뿐이며 대세관이 뒷받침 돼야 승리한다.”
95는 한가해 보여도 필쟁의 요충.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 1도 백 1의 맥점이 작동한다. 95는 또 우변 백의 후수 삶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잠시 숙고하던 저우허양의 손길은 중앙 쪽으로 향한다. 96부터 106까지 자체로는 별로 어려울 게 없는 수순. 결국 107의 치중이 놓였다. 이제 우변 백은 참고 2도의 코스로 패에 걸릴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감상할 것은 저우허양의 대세관이다. 그는 우변보다는 하 중앙 일대 백의 안정이 급하다고 봤다. 그래야 ‘가’의 절단을 교두보로 하변 흑에 대한 공격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 또 있다. 그는 우변 처리와 관련해 참고 2도 아닌 다른 구상을 갖고 있었다. 수읽기와 대세관은 역시 ‘한 세트’인 셈인데, 백의 다음 한 수는 과연 어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