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 처절한 終盤

〈제12보〉(173~192)=최규병 九단은 173을 서슴없이 ‘승착(勝着)’으로 규정했다. 백의 도발 여지를 봉쇄하며 우세를 지켜냈다는 것. 흑이 단순히 ‘가’에 받으면 무슨 수가 있단 말인가. 막상 참고도 백 2로 준동해 오면 만만치가 않다. 흑 3으로 씌우고 봐야 하는데 이하 16에 이르면 절묘하게 백이 한 수 빠르다.
또 하나 173은 축머리이기도 하다. 축이란 백이 ‘가’로 뚫어 어느 한 쪽을 끊고 몰 때의 축을 말한다. 176이 고작일 때 177로 받아 포위망을 벗어난 모습. 이제 평범히 마무리한다면 반면(盤面) 10집 가량의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 178, 180은 그런 뜻의 ‘흔들기’였고 때아닌 패가 났다. 187은 위험한 수. ‘가’가 안전했다.
188이 아까운 찬스를 날린다. 참고 2도를 결행했더라면 7 다음 A, B 등이 선수여서 백 3점은 잡히지 않는다. 초에 몰려 188로 따내자 흑은 얼씨구나 189로 보강, 위기를 모면했다. 2집을 손해 보며 191로 물러선 이유는 곧 밝혀진다. 백도 192로 마지막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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