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번이나 머리를‘퍽 퍽 퍽’… “이래도 안 웃어”

‘투사부일체’(19일 개봉)에서 손이나 도구로 머리를 때리는 횟수는 114번이다(‘연타’가 많아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머리 때리는 장면을 일일이 센 것은 그게 이 영화의 내재율이며 핵심 코드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닌데도 설마 그렇게 많이 반복했을 리가 있나). 머리를 함부로 때릴 때마다, 웃음이 발작적으로 새어나긴 한다. 그 웃음의 의미를 되묻지 않을 수 있다면 지난 추석 ‘가문의 위기’와 비슷한 흥행궤적을 그릴 이 코미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히트작 ‘두사부일체’의 이 속편은 조폭 중간보스 두식(정준호)이 고교에 교생 실습을 나가며 시작된다. 뒤늦게 고교 졸업장을 따려는 두목(김상중)을 하필 교실에서 학생으로 만나면서 해프닝이 연달아 생긴다.
‘투사부일체’는 4년 만의 속편인데도 전편 배우들이 그대로 나오는 ‘팀워크’를 보여준다. 이사장 아들이란 이유로 교장 따귀를 때리고 제자와 원조교제도 서슴지 않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시원하게 맞는 장면도 나온다. 안쓰럽기까지 한 ‘열연’이 넘쳐나고, 영어와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사람을 집요하게 놀리며 ‘대리만족’도 준다. 여기서 웃음은 난폭하게 권위를 과시하거나 그 권위를 폭력적으로 뒤집을 때 발생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폭력적인 것은 그렇게 해야 ‘온 국민’이 웃을 수 있다고 믿는 유머의 제조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