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무극' 첸카이거 감독

중국영화 5세대 감독의 대표 주자. '패왕별희'로 9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첸카이거 감독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 장동건과 손을 잡았다. '아시아판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 '무극'을 들고 국내 팬들을 찾아온 첸카이거 감독을 만났다. 장동건 매력 넘치고 연기력 출중
한류 중국인에 좋은 자극제 작용
내 유년시절 담은 영화 찍고싶어 - 한국배우와 함께한 첫 작품인데. ▶장동건이라는 배우와 작품을 해서 너무나 기쁘다. 중국의 장동건 팬들은 다른 수많은 중국 배우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만큼 장동건은 자신만의 매력이 풍부하며, 배우로서 연기력도 출중한 데다 카메라 안팎에서의 이미지도 너무 좋다. - 유난히 역사나 전설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만드는데. ▶모든 중국 감독이 마찬가지겠지만 현 세대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기 힘든 게 사실이다. 여기에 원래 꿈이 중국 고전문학 박사였을 정도로 역사나 신화에 관심이 많은 것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최근 중국 내에서 '반 한류' 움직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한류에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한류는 중국인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작은 나라의 문화가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무극'을 통해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감독의 운명에 대한 생각은. ▶내 운명은 희극적이다. 일개 농촌 꼬마가 감독이 돼 있지 않은가. 나는 사람마다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믿기도 한 반면, 운명에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늘 나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한다. - 원래 감독이 꿈이었나. ▶영화감독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감독이 됐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잘못 알려진 것이다. 오히려 아버지를 보면서 '감독은 정말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결국 감독이 됐다. 감독이 내 운명이었나 보다. - '무극'의 유명 영화제 수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늘 평정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칸 국제영화제를 가장 좋아하는데, 공교롭게도 칸에서는 5번 후보에 올라 2번 수상한 인연도 있다. 칸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은데, 올해도 칸 영화제를 한번 기대해 보겠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중국의 영화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인구 10억이 넘는 나라에 극장이 고작 2000개뿐이다. 하지만 5년 내로 60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중국의 '영화 시장'을 잘 만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내 유년시절을 담은 영화를 꼭 한번 찍고 싶다. 오로지 마오쩌둥만 강요되던 시절이었지만, 사랑과 재미가 있던 시기였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