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을 가다] 폼생폼사 '생날선생'

겨울이 다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포근한 날이 계속되더니 갑작스런 한파다. 차가운 강풍에 볼은 금세 얼얼해지고 콧물이 절로 흐르지만…, 그래도 카메라는 잘도 돌아갔다. 경기도 용인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 중인 영화 '생날선생'(감독 김동욱, 제작 필름지)의 촬영 현장. 수많은 촬영 기자재들과 두툼한 방한복 차림의 스태프들 사이에서 유난히 '럭셔리'해 보이는, 그러나 '추워 보이는' 남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생날선생'의 주인공 박건형과 김효진 커플. 극중 캐릭터가 '날라리' 선생과 '좀 놀았던' 선생인 탓에 이들의 복장은 전형적인 '교사 스타일' 복장과는 거리가 멀다. 박건형, 앙드레김이 준 방한복 입고 '갈치쇼' '좀 논 선생' 김효진 숨겨진 끼 발산 화기애애 잔뜩 폼을 잡던 두 배우. 감독의 '컷' 소리가 나기 무섭게 연신 손을 호호 불어가며 파르르 떨었다. 바로 그때 박건형이 '변신'을 했다. "'갈치' 또 떴다"는 소리가 들린다. '촬영현장에 웬 갈치?' 그러나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박건형이 입은 방한복이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쥐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방한복 같지만 마치 갈치의 빛깔을 연상시키는 색감이 예사롭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 방한복은 박건형이 앙드레김의 패션쇼에 출연한 후 선물 받은 것. 범상찮은 색깔을 보고 함께 출연 중인 강은비가 '갈치'라는 별명을 지어줬단다. 이번 영화는 그동안 다소 어두운 이미지로 기억되던 김효진이 코믹 이미지로 변신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 주위에서는 김효진의 숨겨져 있던 '개그 본능'이 분위기 메이커 박건형으로 인해 꽃을 피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효진이 맡은 역할은 한때 '좀 놀았지만' 불량학생 선도에 앞장서는 교사 윤소주.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 '소주'일까. 궁금증이 물결치던 그때 빨간 파카를 입은 가수 이무송이 걸어오며 답을 하겠단다. '이무송이 카메오 출연을?' 그러나 이무송의 정체는 정성일 프로듀서. '가짜 이무송'의 등장으로 빠진 배꼽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또 한번 뒤집어졌다. "김동욱 감독이 소주를 좋아하거든요. 또 왠지 양주, 맥주보다는 소주가 친근감이 있지 않나요?" 친근감 느껴지는 이름을 찾다 나온 것이 바로 '소주'였다.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처럼 밝고 폭력이 없는 코미디 영화 '생날선생'은 현재 50% 정도 촬영이 진행됐으며, 다음달 크랭크업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 용인=김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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