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인터뷰] 조여정, "공연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배우치고 공연 관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조여정(24)의 애정은 남달라 보인다.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감독 이시명, 제작 SM필름) 인터뷰 차 만난 날에도 VIP 시사회가 예정보다 하루 연기됐다는 소식에 "공연 관람 약속을 잡아놨는데 어떡하느냐"며 울상을 지었다. "공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는 조여정의 공연 예찬을 들어봤다. ★"절대로 셀 수 없죠." '지금까지 관람한 공연 편수가 대략 몇 편이나 될 것 같으냐'는 '우문'(?)에 대한 그녀의 '매몰찬' 답변. 정작 출연한 것은 뮤지컬 '그리스' 한 편이 고작이지만, 연극영화과 입시 준비를 시작한 지난 1999년 처음 공연을 보기 시작, 매달 적어도 1~2편, 많게는 5~6편씩 봐 왔다고 한다. 뉴욕으로 공연 여행을 떠날 때는 2~3일 만에 3~4편씩도 섭렵한다는 그녀. 장르를 특별히 가리지는 않지만, 배우답게 주로 뮤지컬과 연극 관람이 주를 이룬단다. 공연 관람 때는 절친한 동료 연기자 박예진이나 친언니와 함께 화장 예쁘게 하고 당당하게 극장을 드나든다고. 이 때문에 인터넷에 '조여정을 봤다'는 글들이 종종 뜨고, 주위에서는 "얼굴 좀 가리고 다녀라"라고 당부하지만, "나쁜 일도 아니고 숨길 게 뭐 있느냐"며 보기와 달리 털털한 성격을 엿보게 한다. ★ 공연은 나의 힘! 조여정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배우의 연기는 50% 정도 생동감이 사라진 것 같다"면서 숨소리 하나, 작은 표정 하나까지 잡아내면서 감상하는 공연 관람이 본인 연기에도 상당히 도움을 준다고 귀띔한다. 객석에서 함께 리듬을 타면서 관객들이 어떤 부분에서 호응하고 어떤 부분에선 냉담해지는 것에 대한 감을 잡게 된 것은 자신의 가장 큰 연기재산 중 하나라고.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들어지는 인연은 '덤'이다. '흡혈형사 나도열'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김수로와는 지난 1999년 '햄릿' 공연장에서 초대권을 통해 처음으로 안면을 텄고, 김수로가 무명 때부터 '무럭무럭'(?) 성장하는 전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단다. 조여정과 한참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공연 문외한인 기자의 마음도 절반은 무대에 걸쳐 있는 것 같았다. 다음 그녀를 만날 때쯤엔 관람한 공연을 놓고 열변을 토하지 않을까.

▶보너스 : 조여정의 '강추, 공연 두 배로 즐기는 법' 1. 스포츠팬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고르는 것처럼, 특정 연기자와 연출자를 정해 그 사람들의 공연을 빼놓지 말고 찾아다닐 것. ▶"그러다 보면 공연에 대한 안목과 깊이도 생기고, 시간이 흐를수록 저절로 공연을 폭넓게 즐기게 돼요." 2. 출연 배우와 감독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는 것은 기본, 이를 아예 습관화할 것. 3. 공연만 보지 말고 주위 환경에도 눈을 돌려볼 것. ▶"대학로 쪽에 공연이 있을 때는 미리 '타셴'이라는 북 카페에 들러 와인빙수 한 잔에 책을 읽는 시간도 가져 보고, 이곳에는 배우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인근 삼청동의 카페를 둘러보거나 일민미술관을 찾는 것도 추천할 만한 패키지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흡혈 모기에 물린 뒤 성적으로 흥분만 하면 괴력을 발휘하는 비열한 형사 나도열이 벌이는 해프닝과 악당 퇴치극을 그린 액션 코미디 영화. 국내 영화로는 드물게 흡혈귀를 소재로 채택해 관심을 모았으며, 개성파 연기자 김수로가 나도열 역으로 난생처음 단독 주인공을 꿰찼다. 나도열의 연인인 연희 역에는 조여정이 낙점돼 두 번째 스크린에 나들이에 나선다. 오는 2월 9일 개봉 예정. (스포츠조선 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