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그로기

〈제6보〉(80~100)=중국 바둑의 르네상스가 무르익고 있다. 작년 초 창하오(常昊)가 잉창치 배를 쟁취, 오랜 숙원을 푼 데 이어 최근엔 뤄시허가 한국 열강들을 모조리 눕히고 삼성화재 배를 가져갔다. 자국 기사끼리 패권을 겨룰 제10회 LG배 결승이 진행될 쯤이면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80은 거의 패착성 대 악수. 우상 쪽을 선수로 보강한다는 가벼운 한 수였는데, 81로 응수하니 결코 ‘가볍지’ 않아졌다. 81이 호착인 까닭은 ‘가’로 먹여쳐 패를 내는 수단이 발생했기 때문. 또 81과 △는 끊어지지 않는다. 백은 여기서 다시 ‘반 점’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80으론 참고 1도의 좌변 삭감이 시급했다.
84로 ‘나’에 뚫으면 참고 2도의 교환인데 물론 백의 손해. 88까지 선수하고 89로 뛰니 결국 82는 ‘쌍립을 들여다 본’ 격이 됐다. 백이 무수한 잔 매를 허용하면서 얼굴이 퉁퉁 부은 꼴이다. 여기서 다시 100이 무모한 블로킹. 흑은 또 다시 무자비한 펀치 세례를 좌상귀 백의 안면에 내리꽂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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