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날 구원해줄 남자는 누구?"

아무리 연기를 잘 하거나 멋진 배우라도 너무 자주 보게 되면 질리는 법. 그러나 영화배우 신이(26)는 이 명제에서 예외인 것 같다. 언제나 배꼽 쏙 빠지게 만드는 웃음을, 그것도 여러 작품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줘도 그녀의 연기는 언제봐도 새로울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굳이 원인을 분석하자면, 같은 듯하면서도 디테일에서 섬세하게 다른 분위기와 캐릭터로 다양하게 변주를 하면서 팔색조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어서랄까.　이처럼 최고의 감초 여배우에서 영화 '구세주'(감독, 제작 익영영화)로 당당하게 여주인공 신고식을 치르기까지, 신이에게도 영화 제목처럼 몇몇 '구세주'들이 그녀의 앞길을 불 밝혀왔다. 그녀의 '구세주'들을 만나보자. ★임창정 '구세주' 관련 질문을 던지자 신이는 주저없이 임창정을 지명했다. 임창정은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고 있던 신이에게 인기의 물꼬를 터준 영화 '색즉시공'에 캐스팅되게 했던 장본인. 오디션 당시 임창정은 다른 스태프들이 신이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할 때, 줄기차게 신이를 지목하면서 출연을 성사시켰다. 이후 신이는 인상적인 코믹 연기로 관객들에게 단번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임창정은 자신의 차기작인 '위대한 유산'에도 신이를 추천하면서 탄탄대로의 기틀을 잡아줬다. "(임)창정이 오빠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어요. 물론 나중에 다른 작품에 출연해서 잘 됐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다 이런 게 인연 아닐까 싶습니다." ★윤제균 감독 윤제균 감독 역시 '색즉시공'을 통해 인연을 맺은 그녀의 '정신적 지주' 중 한 명이다. '색즉시공' 이후 '낭만자객'까지, 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에 모두 출연했고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그럴 생각이란다. 평소에도 자신의 차기작을 고민하게 될 때면, 늘 윤 감독에게 먼저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인간성은 물론이고 머리가 비상하신 분이에요. 감독님이 해온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재기발랄하고 맡은 작품을 완벽하게 처리해 내시죠. 사모님도 늘 저에게 잘 해주시고, 언제나 좋은 관계로 이어가고 싶은 은인입니다." ★그녀 인생의 '구세주'는? 일에서의 '구세주' 말고 사적인 '구세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그녀의 말문이 막혔다.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남자 앞에 가면 조용해지는 편이에요. 애교도 별로 없고…사소한 일들을 잘 챙기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주관'은 뚜렷했다. 자신이 다소 내성적이기 때문에 다정다감하고 늘 유머감각이 식지 않는 남자면 좋겠다는 것. 또 외모는 별로 안 따지더라도 자신을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주위 연예인 중에 누가 가장 이런 조건들에 근접하냐'는 질문을 받자 신이는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어렵사리 김수로를 거명했다. 김수로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오래된 연인이 있어 안타깝지만(?), 본인이 김수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연기 똑소리나게 잘하고 의리있는 신이양, 어떠신가요?

'구세주'와 신이 영화 '구세주'는 조폭을 때려잡는 강력부 여검사 은주가 우연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철부지 바람둥이 정환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겠다고 마음 먹은 뒤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코믹 연기의 달인' 신이가 은주 역을 맡아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렀으며, 최성국이 정환 역으로 '색즉시공'과 '낭만자객'에 이어 신이와 3번째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밖에 김수미 박원숙 백일섭 박준규 이원종 조상기 등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 요소요소마다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16일 개봉 예정. (스포츠조선 신남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