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의 추억' 중국내 상영 금지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중국내 상영이 끝내 금지됐다. 영국의 타임스 등 외신들은 일제히 현지 언론을 인용, '중국 여배우와 일본인 남자 배우와의 러브신이 반일 감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이 영화의 상영을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롭 마셜이 감독한 '게이샤의 추억'은 1930년대 일본에서 가난한 어부의 딸로 태어나 전설적인 게이샤가 된 '사유리'라는 실존인물을 그린 작품. 중국의 월드스타 장쯔이가 게이샤 역을 맡아 일본의 와타나베 겐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시사회에서 두 주연배우의 베드신이 공개된 뒤부터 중국 내 반대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이달 9일 중국 개봉을 앞두고는 당국으로부터 몇몇 장면의 삭제 요구를 받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검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극장측에 필름을 내리도록 명령했다"고 상영금지 배경을 밝혔다. 타임스 인터넷 판에 따르면, 중국 고위층은 '장쯔이, 궁리, 양자경 등 중국 최고 여배우들이 일본인 남자의 정부 역할을 하는 장면 이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느끼고 있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이 중국 배우들이 자청해서 일본인 정부역을 맡은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으며, 인터넷에는 '일본인을 껴안은' 장쯔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하는 상태이다. 상하이 청년보는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이 이미 영화의 검열을 마쳤고 중국판 더빙작업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항의가 끊이지 않자 재검열을 실시해 결정을 번복했다"고 전했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