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1인 시위 앞둔 심정 고백

"사랑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꽃을 들고 밤새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박중훈이 5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앞둔 심정을 "국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얻기 위해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5일 새벽 0시30분에 이뤄진 전화 인터뷰에서 박중훈은 "힘들겠다, 힘들지 않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 스크린쿼터 유지가 문화적 국익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야겠다는 다짐뿐"이라고 밝혔다. 오후 1시부터 자신이 직접 쓴 '영화인도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입니다 - 스크린쿼터는 국익을 위한 것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할 박중훈을 심야에 인터뷰했다. 정부는 교통사고 줄었다고 신호등 없애는 꼴 국내영화 10편 대 할리우드 200편 싸우게돼 아시아 시장 확보한 뒤 축소해도 늦지않아…

-하루 앞서 안성기가 시위를 했는데. ▶영화배우가 극장에서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우선 안타까움이 앞선다. 추운 날 4시간 동안 꿋꿋하게 시위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두 분이 평소 절친한 사인데. ▶시위 끝낸 뒤 통화를 했다. "춥다", "옷 단단히 입어라"라는 말만 하시더라. 하하. -한국영화도 이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교통사고 줄었으니 신호등 없애자는 격이다. 세계 영화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에선 매해 800여편의 영화가 제작돼 200여편이 국내에 들어온다. 우린 70여편이 만들어지고 그중 10여편이 소위 '괜찮다'는 평을 받게 된다. 10편과 200편의 싸움은 시작부터 불리하며, 배급사 입장에선 200편의 콘텐츠를 가진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게 당연하다. 영화만 찍으면 될 일이 아니라 유통의 문제가 때론 더 중요할 수 있다. -국익을 우선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선. ▶경제적 국익뿐 아니라 문화적 국익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미국이 FTA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하는 것은 바로 문화적 국익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문화 상품이 히트하면 엄청난 구매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언제까지 유지만을 주장할 수는 없지 않느냐. ▶한국 영화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풍부해진지는 불과 5~6년이다. 지금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은 달빛에서 공부하다가 이제 좀 제대로 해보려는데 전기를 끊으려는 것과 똑같다. 최소 아시아에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뒤에 축소 여부에 대해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선 보다 많은 배우들이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겠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 후배 가리지 않고 스크린 쿼터와 관련 되선 같은 의견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