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는 절대로 양보 못하지"

“국수위 만큼은 못 내드린다니까요.” 첫 판을 패했던 최철한이 2국서 반격, 완강한 수성(守城) 의지를 드러냈다. 2대 국수 김인 九단의 고향인 강진에서 2일 벌어진 제49기 국수전 도전 5번기 제2국서 최철한은 도전자 이창호를 151수 만에 흑 불계로 제압,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번기가 3번기로 좁혀진 것이다.
‘독사’ 최철한의 또 다른 별명은 ‘이창호 킬러’다. 천하의 이창호에게 16승14패. 지금까지 이창호와 다섯 차례 번기(番棋) 결승(도전기 포함)을 펼쳐 네 번을 승리하고 있다. 지난 연말 마지막으로 벌어졌던 제10기 GS칼텍스배 결승에선 2연패 후 3연승했다. 2004년 제47기 국수전 도전기가 그 출발점이었으니 이번 방어전에 대한 집착도 남다르다.
이창호로선 한 차례씩 부침(浮沈)이 오고 간 새해 초반이다. 삼성화재배를 놓친 대신 제1기 십단전을 손에 넣어 국내 4관왕으로 올라섰다. 이 시점에 다시 마주친 ‘천적’과의 일전은 상당한 비중을 담고 있다. 이번 대결이 올해 농사의 분기점이 되리란 뜻이다. 강원랜드배와 농심배, 유일한 국제 타이틀인 춘란배 등 줄줄이 대기 중인 스케줄에 대한 ‘점괘’를 엿볼 기회다.
분수령이 될 3국은 4대 국수를 지낸 하찬석 九단의 고향 경남 합천에서 11일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