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러다 밀릴라" 중국에 전면전 선언

한국과 중국 간의 ‘전면전’에 불이 붙었다. 6일 정선서 개막된 제1회 강원랜드배 1국을 신호탄으로 5월까지 양국 최정예 멤버 간의 단체전이 줄지어 펼쳐질 예정. 일본이 거의 배제된 채 한·중 양국 정상권 기사들이, 그것도 연속 그룹 대결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2004년까지 약 10년간 한국 바둑은 세계의 주역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추격상은 심상치 않다. 중국은 지난해 창하오(常昊)를 앞세워 잉씨배를 가져간 데 이어 금년 초엔 뤄시허(羅洗河)가 삼성화재배서 ‘결승 불패’의 스타 이창호를 꺾고 우승했다. 3월 초 벌어질 LG배 결승전도 중국 기사들끼리의 잔치로 펼쳐질 판이다. 한국이 이미 중국에 추월 당했다는 진단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펼쳐질 양국 톱 스타들 간의 연속 대결은 눈길을 끌기 족하다.

강원랜드배는 양국 베스트 6 간의 연승전 형식이다. 한국은 이세돌 조훈현 김동엽 안조영 홍성지가 국내 예선을 면제 받은 이창호와 함께 팀을 꾸렸다. 최철한 박영훈이 빠진 한국에 창하오 뤄시허 구리(古力) 왕시(王檄) 천야오예(陳耀燁) 박문요(朴文堯)로 구성된 중국은 쉽지 않은 중량감으로 다가온다. 단체 우승 상금 1억5000만원이 걸린 이대회는 3월 하순 중국 항저우(杭州)서의 최종 라운드로 첫 패권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뒤를 이을 농심배엔 ‘단체전 불패’ 전통을 지키려는 한국 바둑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남은 선수는 한국과 중국이 각 2명, 일본 1명. 2연승 중인 한국 4번 주자 조한승이 21일 중국 4번 주자와 격돌하는데 상대론 창하오가 유력하다. 한국이 이번 대회서도 우승한다면 전신(前身)인 sbs세계최강전 및 진로배를 포함해 13연속 우승 신화를 계속하게 된다.
한·중 챔피언스 리그는 양국 국내 리그 우승 팀인 신성건설과 상하이 이동통신 팀 간의 대결장으로 역시 져선 안 될 승부다. 신성건설은 주장전 9전 전승에 빛나는 박영훈을 필두로 박정상 이희성 김영환으로 구성돼 있고, 갑조 리그 챔프 상하이는 창하오 후야오위(胡耀宇) 추쥔(邱峻) 류스전(劉世振) 등 만만치 않은 강자들로 포진했다. 중국 룰(1인당 2시간 45분)과 한국 룰(10분에 40초 3회)로 2판씩 소화하며 단체 우승 상금은 2000만원.
이 밖에 연기를 거듭해 온 제1회 일월성배 최종 5라운드가 5월 중 중국 다칭(大慶)서 열린다. 한·중 양국 각 5명이 상대방 전 기사와 대결, 종합 승패로 패권(단체상금 70만위안)을 다투는 방식이다. 최종 라운드는 유창혁 대 왕시, 김성룡 대 왕레이(王磊), 박영훈 대 뤄시허, 송태곤 대 후야오위, 최철한 대 저우허양(周鶴洋) 전으로 치러진다. 4라운드까지 한국은 최철한 4승, 유창혁 김성룡 2승2패, 박영훈 1승3패, 송태곤 4패로 총 9승에 그쳐 11승의 중국에 뒤져 있다. 최종전 5국 중 4국 이상을 이겨야 역전 우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