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칠구역 조상기, "관객은 나의 구세주"

딱 10년 만의 '귀향'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구세주'(감독 김정우, 제작 익영영화)로 관객들을 찾아 온 개성파 배우 조상기는 코믹한 극중 이미지와는 달리 인터뷰 내내 진지했다. "이번엔 정말 잘 돼야 해요. 연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관객 수에 신경 쓰는 작품입니다." 대학교(중앙대 조소과) 4학년 때 오디션을 통해 '미지왕' 주연을 덜컥 꿰찼을 때만 해도 그저 추억 만들기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 참패가 오히려 연기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져왔다. "서울 관객 1만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이었죠. 아무도 절 안 써주는 게 당연했구요." 그냥 관둘까 생각도 했지만 연기에 자꾸 미련이 생겼다. 그래서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옮겼다. 일종의 타협이었다. 하지만 TV는 아무런 준비 없이 연기를 시작한 조상기에게 훌륭한 배움터였다. 콤비 최성국을 만난 것도 그 때였다. "성국이 형은 97년도에 일일연속극을 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만 해도 진지한 역할을 맡았었죠. 그래도 카메라 밖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조상기는 '구세주'에서 최성국의 약간은 바보스러운 듯한 친구 '칠구' 역을 맡았다. 이전까지는 주로 과장된 코믹 연기를 한 데 반해 이번에는 조용하고 어눌한 가운데서 한방씩 폭소탄을 던져줬다.　오히려 주연배우인 최성국, 신이보다 더 웃겼다는 평도 적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스크린. 난생 처음 촬영을 하다 다칠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발가락이 부러지는 와중에도 꾹 참고 폭소탄을 만들어냈다. "요즘 관객들은 정말 똑똑하고 냉정한 것 같더라구요. '구세주'는 정말 오랜만에 따뜻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객 여러분들이 저의 '구세주'가 돼 주세요." '고향'에 돌아온 조상기가 이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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