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Go Auto Camping] 개인용 난방기구

▲ 겨울철 캠핑을 즐기는 이상호씨 부부의 다정한 모습. 밀리터리 스타일을 즐겨 군용 텐트와 스토브, 난로 등 진귀한 장비를 다수 갖추고 있다. 장작과 기름을 함께 사용하는 독특한 난로가 눈길을 끈다.

12월 초, 내장산에 폭설이 내렸을 때 많은 캠퍼들이 그곳에 있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따뜻한 방안에 앉아 있을 때, 그들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잠을 청했다. 유치원생 아이들까지 야영지로 데려가는 그들을 보고 사람들은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겨울철 야영은 극소수의 전문가들이나 하는 행위다. 그것도 장기 종주산행의 일부거나 극한등반의 준비를 위한 훈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오토캠퍼들의 겨울 캠핑에 대한 동기는 사뭇 다르다. 다른 계절에는 느끼기 어려운 독특한 체험이 가능한 때가 겨울이다. 그들이 눈밭도 마다 않고 전국을 누비는 것은 그러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토캠퍼들 가운데는 등산의 일부로 캠핑을 경험하고 입문한 이들이 있다. 반면 아웃도어 경력은 일천하지만 오토캠핑에 빠져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많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 오토캠핑을 시작했든, 겨울철 캠핑을 즐길 정도면 분명 어느 수준을 넘어선 캠핑마니아임에 틀림없다.

한겨울 모닥불 곁이나 거실 텐트의 난로 옆에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캠퍼들의 모습은 상당히 낭만적이다. 하지만 이런 하룻밤의 즐거움을 위해 감수해야할 준비의 번거로움은 하나둘이 아니다. 캠프사이트에 대형 아이스박스만한 난로를 옮겨 설치해야하고, 화목을 마련하기 위해 톱질을 하고 장작을 팬다. 불을 붙이고 살리는 일도 캠퍼들의 일과다. 아이들 안전을 위한 불 감시는 당연한 캠퍼들의 의무라 하겠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바로 겨울 오토캠핑이다.

▲ 텐트 속에서 금속제 자라통에 손을 녹이고 있는 아이들.

캠핑 중 적어도 불 옆에서 보내는 시간은 춥지 않다. 따뜻한 난로와 바람을 막아줄 텐트가 있으면 한겨울 추위쯤은 무난히 이겨낼 수 있다. 그런데 밤이 깊어지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난방을 꺼버리면 곧바로 한겨울 추위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불을 지켜보며 밤새도록 불 당번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편안히 잠을 청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취침시 모닥불이나 난로 등 모든 화기는 반드시 꺼야  한다. 산불이나 텐트 화재, 일산화탄소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동계용 고급 침낭이라면 혹한에도 체온만으로 충분히 잠을 청할 수 있다. 하지만 오토캠퍼들이 그러한 수준의 제품을 구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구성원 수만큼 침낭을 갖춰야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오리털 침낭 정도로도, 취침 때 개인용 난방기구를 이용하면 고급 침낭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개인용 난방기구는 바로 물이다. 물은 비열이 높아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다. 따라서 데운 물을 수통에 담아 침낭 속에 넣고 자면 다음날 아침까지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다음으로 휘발유 등의 연료를 사용하는 손난로와 속칭 주머니 난로로 부르는 핫팩 등도 오토캠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