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 결혼 효용론

〈제6보〉(60~68)=올해 불과 30세인 하네(羽根直樹)는 자녀 셋을 키우는 동안 일본 1인자가 됐다. 장쉬와 고바야시(小林泉美)는 결혼 후 최정상 기사 커플로 군림 중이고, 중국 뤄시허(羅洗河)는 최근 삼성화재배 제패 비결로 ‘아내의 보살핌’을 꼽았다. 이세돌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떠오른 사례들이다. 꼭 “결혼 후 성적이 더 향상됐다”는 얘기를 듣게 되길 바란다.
60은 고심의 한 수. “참고 1도 1의 패를 바로 결행하는 건 14까지 흑의 사석(捨石) 처리가 겁났다(5…▲).” 이세돌의 국후 술회다. 61에 대해 한·중 양국 기사들은 “용의주도한 점”이라며 극찬했다. 그냥 63이면 백이 패를 져도 훗날 61을 거꾸로 선수하고 ‘가’에 두어 패로 버티는 맛이 남기 때문. 62로 참고 2도 1이면 6까지 예상되는데, 귀가 크게 들어간데다 A와 B를 맞봐 백이 난처하다. 백 B로 보강해도 흑 C면 절대 안 잡힐 돌이다. 63을 기다려 마침내 64. 68까지 타협이 이뤄졌는데, 흑 ‘나’면 아직도 이 백은 괴롭지 않을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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