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창호형, 나도 있어… 7연패 Go!"

이창호의 기적적인 막판 5연승과 한국 6연패(連覇). 지난해 세계 바둑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상하이(上海) 전설’ 이후 꼭 1년이 지났다. 그리고 한국은 다시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 영광에 도전한다. 21일 개막될 제7회 농심배 세계바둑 최강전 최종라운드. 한국 불패의 전통은 계속될 수 있을까.
◆‘주장 이창호’ 무패신화 계속될까
동양 3국 간의 3각 토너먼트 방식은 농심배의 전신(前身)인 SBS 세계최강전, 진로배 등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한국은 그 12년간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각국 최정예 5명씩의 국가 대항 단체전이다 보니 상징적 의미도 크다. 이번 대회가 그저 ‘또 하나 지나쳐가는 국제전’ 정도로 취급될 수 없는 이유다.
그 중심에 이창호가 있다. 12년 동안의 국가 연승전에 ‘개근’한 세계 유일의 기사인 그는 특히 농심배 6년간 14전 전승을 기록, 한국의 우승을 주도해 왔다. 그 6년간 이창호는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언제나 주장(최종 주자)으로 출전했다. 난이도로 보나 부담감으로 보나 주장은 먼저 싸우는 1~4번 주자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든 순번이다.
◆조한승이 모두 끝낼 수도
올해도 주장은 이창호. 하지만 4번 주자 조한승도 아직 살아있어 한국은 지난해보다 훨씬 편한 상태에서 7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경쟁국들의 잔여 병력은 중국이 창하오(常昊)와 쿵제(孔杰) 등 한국과 같은 2명, 일본은 요다(依田紀基) 1명.
지난 연말의 2라운드에서 이미 2승을 거둔 조한승이 최종 라운드서 외국 잔여 선수 3명을 모두 잡는다면 대회는 23일 한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다. 이 경우 최고의 히어로는 물론 5연승의 조한승 차지이고, 이창호는 ‘칼에 피 한 방울 안 묻힌 채’ 한국 우승이 결정된다. 조한승의 최종 라운드 첫 판 상대인 중국 팀 4번 주자로는 창하오가 유력하다.
남은 4국 중 조한승이 1승 또는 2승에 그치면 이창호는 ‘최후의 1승’만 보태면 된다. 조한승이 상하이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할 경우 이창호가 부담해야 할 승수는 2승이다. 어떤 경우건 이창호 혼자서 5승을 책임졌던 지난해보다는 수월하다.
◆방심할 수 없는 역대 전적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창호는 개인 역대 전적에서 창하오에게만 19승 5패 1무로 앞서있을 뿐 대 요다 8승 8패, 대 쿵제 전에선 1승 2패로 뒤져 있다. 조한승은 요다 및 쿵제와 각 한 판씩 겨뤄 이겼지만 창하오에겐 1패를 기록 중이다. 1인당 제한 시간 1시간, 1분 초읽기 1회의 속기 대결이어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도 패권은 한·중 양국 간의 다툼이 되리란 전망. 중국은 최근 가공할 기세로 한국을 위협해오고 있어 이창호 조한승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단체 우승 상금 1억 5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