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음란서생' 김대우 감독

개봉 4일 만에 전국 80만이 넘는 관객들을 불러 모으며 제2의 사극영화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영화 '음란서생'(제작 비단길). 제목 보고 한번 웃고, 극장 안에서 여러번 허벅지를 치며 놀라는 이 '신묘막측'한 영화의 중심에는 '반칙왕', '정사', '스캔들'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유명 작가 출신인 김대우 감독(44)이 있다. 메가폰을 잡자마자 '일을 낼'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 감독을 만나 '엉뚱하면서도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 이야기를 나눠봤다. 방위때 영화인 꿈…유학중 공모당선 작가생활 '반칙왕' '정사' '스캔들' 등 시나리오 집필 감독 전업후'모르는 부분' 오히려 삶에 활력

-참 희한한 발상이다 ▶지금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옛날 사람들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 데서 출발했다. 또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금기에 대한 생각도 했다. 예를 들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사형에 가깝던 행동이 지금은 경범죄감도 안 될 수 있는 반면,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부다처제가 요즘 세상에는 간통죄가 될 수도 있는 뭐 그런 거 말이다. -어떻게 영화인의 꿈을 키웠나. ▶방위로 군복무를 했는데, 불행히도 일요일 오후에 '출근'을 해야만 했다. 그 때 교육방송에서 방영하던 명작 영화 시리즈를 즐겨 봤는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친 김에 복학하자마자 '울림'이라는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다 유학을 떠났다. -원래 작가 지망이었나. ▶아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이었다. 당시 한국 문화원에서 영화잡지를 보는데 '800만원 고료 시나리오 공모전'이 눈에 확 띄었다.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응모했는데 운 좋게 가작에 당선됐다. 유학을 마치고 들어오니 몇몇 감독들이 함께 일하자고 하더라. -막상 감독을 해 보니 어떤가. ▶뒤에서 시나리오라는 한 부분만 맡다가 앞장 서서 모두를 끌고 가야 되니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나름대로 13년 동안 영화판에 있었는데도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모르는 게 자꾸 생기니까 삶에 활력도 생기고 좋더라. -그런데 실제로도 '빨간책'을 좋아하나. ▶당연하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안 좋아하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 -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작품을 하고 싶은지. ▶온갖 기술이 총동원된 대작에는 별 욕심이 없다. 이념이나 관념이 아닌 마음과 욕망이 움직이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는. ▶일단은 이번 멤버들이다. 이제 서로 장단점을 잘 아니까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단연 이병헌이다. 웅얼거리는 듯 하지만 가슴 깊이 파고드는 대사 전달력이 너무 마음에 든다. -자신이 생각할 때 '머리가 내리는 영'을 따르는 편인가, '아래에서 올라오는 영'을 따르는 편인가. ▶글쎄, 일반인들보다는 감정적인 것 같은데, 다른 영화인들과 비교하자면 이성적인 것 같다.(웃음)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