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요즘 욕으로 스트레스 풀어요"

데뷔 8년 만에 단추 좀 풀었다. 영화배우 지진희 말이다. 그간 출연했던 작품들이나 광고 등을 통해 '잘 정돈된 양복'의 이미지를 보였던 지진희가 확 망가져서 팬들에게 다가온다. 영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감독 이하, 제작 MK픽쳐스-엔젤 언더그라운드)에서 동네 양야치 출신의 '불량' 대학 교수 박석규 역이다. 지진희는 "셔츠 단추 풀고 불량스런 포즈로 사진 찍은 게 데뷔할 때 프로필 사진 찍은 이후 처음이었다"고 말한다. 박석규라는 캐릭터는 지진희 연기 인생 최대의 변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파란만장 미스김'에서도 망가진 모습을 선보이긴 했지만, 박석규라는 캐릭터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박석규는 걸핏하면 육두문자를 내뱉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야구 방망이도 휘두르는 등 '대책 없는' 인물. 갑작스런 변신이 부담스럽기도 할텐데 지진희는 오히려 "촬영하러 가는 길이 즐거웠다. 너무도 행복한 촬영이었다"고 말한다. "욕을 하고, 싸움을 하는 등의 장면을 찍으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 마저 들었어요. 평소에 할 수 없는 것들을 했을 때의 희열 같은 거 있잖아요." 너무나 젠틀하던 이미지의 지진희가 처음 망가질 때는 모두가 흠칫 놀랐다. 그런데 촬영이 거듭될수록 너무나 자연스런 연기에 지진희의 '과거'를 의심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지진희는 "헐렁거리는 연기가 아무래도 편한 건 사실이지만, 내 안에 '양아치 본능'이 있거나 한 건 아니다"고 힘줘 강조한다. "너무 너무 웃긴다"며 자신의 영화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늘어놓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의외로 수준급의 능청에 달변이다. 이러다가 최성국처럼 아예 코미디 배우로 전업하는 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지진희, 바로 손사래를 친다. "이번 작품은 지진희라는 배우의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팬서비스예요. 개인적으로 멜로 연기에 욕심이 많고, 이번 같은 코믹연기도 더욱 진한 멜로를 위한 양념으로 봐 주세요." 지진희의 관전포인트 ★'웃기나 안 웃기나 한번 두고 보자'는 생각으로 보지 마시고, 그냥 즐겨주세요. ★웃기면 눈치 보지 말고 웃어주세요. ★ 옆 사람들 웃음 참는 표정 보는 재미도 쏠쏠할걸요.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 (사진=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