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두 공룡, 서울시 극장협회와 배급사가 외화의 수익배분(부율)을 놓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초 극장협회가 주요 외화 수입사와 직배사에 서울 지역 외화의 부율을 한국 영화와 마찬가지로 5대5로 조정하자는 '의견 청취' 공문을 발송한 것이 발단이 됐다.
현재 한국영화의 경우 배급사와 극장이 수익의 절반씩을 나누어 갖는다. 반면 외화는 서울에 한해 6대4(지방은 5대5)로 배급사가 10%를 더 가져 간다. 과거 외화 호황기에 배급사의 프리미엄, 수입 영화의 로열티가 반영된 결과. 지방은 서울보다 상영이 늦고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애당초 5대5로 부율이 결정됐다.
극장협회는 공문에서 스크린당 입장객 수 감소, 각종 할인 서비스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에 부율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독 외화에 대해서만 서울과 지방 간 부율이 다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입배급사들은 아직 공식입장이 없다. 하지만 개별적으로는 반대가 분명하다.
이들의 싸움은 '돈'이라는 자본 논리와 직결돼 있어 쉽게 해결될 것같지 않다. 게다가 외화의 부율 문제는 한국 영화의 부율 논란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제작사들은 한국 영화 부율을 외화처럼 6대4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4대 멀티플렉스에 공문을 띄웠다.
익명을 요구한 제작사 관계자는 "결국 힘의 균형점을 찾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멀티플랙스로 시장을 잡은 극장이 주도권을 잡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제작, 배급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한 극장 관계자는 "부율을 일정하게 강제하기보다 극장과 배급사별로 따로 정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두 이해 집단의 줄다리기가 관객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아무 영향이 없다. 하지만 부율 문제가 시장 전체의 수익성 개선안으로 번질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양측이 인정하듯 현재 극장 입장료는 외국에 비해 싸다.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열렸을 때, 전체 '파이'를 키우자는 쪽으로 합의가 진전되면 종국에는 입장료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부율 신경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