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맛따라] 전국 제일미 철원오대쌀의 위력

[산따라 맛따라] 금학산 & 고대산

▲ 철원여고 앞 금학산 등산 나들목.

 ‘밥이 보약이다’ 라고 할 정도로 우리 조상들은 밥을 먹거리의 으뜸으로 삼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주식인 밥은 말할 것도 없이 쌀밥을 최상으로 쳤고, 다음으로 보리 조 수수 등의 잡곡이 밥의 재료가 됐다. 쌀이 밥의 주된 식품으로 등장한 것은 벼농사가 일반화된 삼국시대부터다.

이렇게 우리의 식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오고 있는 쌀은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고 있는데, 강원도 철원사람들은 철원에서 생산하고 있는 ‘철원오대쌀’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다. 쌀은 벼의 알맹이로, 왕겨를 벗겨내면 현미가 되고 도정하면 흰쌀이 된다. 밥이나 떡을 해서 먹으며 식혜 같은 음료나 소주, 청주 등 술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고추장 등의 장을 담글 때도 밥의 형태로 지어서 고춧가루와 섞어서 익힌다.

철원은 화산이 폭발해 형성된 구릉지로, 점토질의 토질과 북녘땅에서 발원한 맑은 물길이 휴전선을 넘어 넓은 철원평야에 유입된다. 기름진 비옥한 토질에 중금속 오염이 전무한 천연의 자연 조건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 바로 철원평야인 것이다. 여기에 벼농사 짓기에 이상적인 기온까지 갖춘 곳이 철원평야라 전국 제일을 자랑하는 ‘철원오대쌀’이 생산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겠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철원에 있는 농협들은 청결미 공장을 설치하고 쌀 작목반을 운영하며 철원지역 재배환경에 맞고 밥맛도 좋은 ‘오대쌀’의 계약재배를 확대했다. 이후, 품질관리와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전국 최초로 쌀 품질인증마크를 획득했다. 그러자 ‘철원오대쌀’이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한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한 전국 쌀 평가에서는 기존의 이름 높은 쌀을 제치고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쌀로 평가받았다.

그만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는데 성인 한 끼분의 밥값으로 따져보면 300원 안팎의 가격이라 철원오대쌀은 종종 품귀현상까지 빚게 된다는 것이 현지 동송농협(033-455-4969)의 설명이다.

[마수해장국] 금학산 산행나들목의 거점

철원평야 서남쪽에 우뚝 솟아 있는 금학산(947.3m)은 학이 막 내려앉은 형태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궁예가 철원에 도읍을 정할 때 진산으로 삼지 않아 나무에 잎이 나지 않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산세가 험준하고 웅장해 등산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황금벌판 철원평야와 북한땅 평강고원이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길에서는 국토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등산 나들목은 동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는 곳, 철원군 동송읍 이평리 철원여고 앞이다. 다른 산들 자락과는 달리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지도 않고 마을에서 바로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하산길에 요기라도 하고 하산주라도 한 잔 걸치자면 마을 안 골목으로 찾아들어야만 한다. ‘처음’이라는 뜻을 지닌 ‘마수해장국소머리국밥(033-455-1378)’으로 찾아들면 하산길 민생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옥호에 적힌대로 선지해장국(4,000원)과 소머리국밥(5,000원)을 차려내는데, 친정어머니의 솜씨를 전수받아 주방을 맡고 있는 안주인 김이순씨(48)의 음식솜씨가 만만찮다. 각별한 정성을 들인다는 소머리국밥은 서울의 여느 전문점이나 이 음식의 본바닥임을 내세우는 곤지암의 전문점들 수준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함께 갔던 현지 인터넷산악회 강홍수 등반대장의 말이다. 그 말은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꼭 믿게 된다.

마수해장국 소머리국밥은 음식도 음식이지만, 후덕한 인상의 안주인은 인상처럼 손님들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었다. 알고 보니 개띠인 안주인의 별명이 ‘진도개 언니’, 손님들에게 한결같이 충직하다는 데서 얻어진 별명이라고 했다.

식당 앞에는 주차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버스 한 대 인원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식탁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