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시상식장, 최악의 의상을 입은 여배우는?

별다른 방송사고 없이 점잖게 치러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배우들의 드레스마저 더없이 차분했다. 튀지 않는 흰색이나 크림색, 검정색 드레스가 대다수였고, 최소한의 액세서리에 창백한 입술의 내추럴 메이크업이 레드카펫을 장악했다. 길게 끌리는 뒷자락(트레인)이나 머메이드라인, 허리부터 넓게 퍼지는 풀스커트 정도가 ‘부활 트렌드’로 지적됐을 뿐, 깜짝 놀랄 만한 이색적인 차림새도 드물었다. 레드 카펫에서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키라 나이틀리. 한쪽 어깨만 감싼 베라 왕의 와인색 머메이드라인 드레스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 그녀는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로 꼽혔다. 제시카 알바도 구릿빛 피부와 잘 어울리는 금색 베르사체 홀터넥 드레스로 찬사를 받았다. 늘 그렇듯 슬림한 몸매를 강조하는 은은한 색상의 발렌시아가 드레스를 입은 니콜 키드먼은 몸 전체를 감싼 여성적인 흰 자수와 언밸런스하게 커팅된 끝자락 때문에 “한 발 나아갔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우마 서먼은 하늘거리는 흰 드레스가 우아하지만 너무 창백해 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워스트 드레서로 꼽힌 것은 기이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에 블루 드레스, 흰 구두를 매치시킨 헬레나 본햄카터. 60년대풍 올린 머리에 거대한 리본이 달린 복잡한 드레스를 입은 셜리즈 시어런은 레드 카펫에서 발을 헛딛고 비틀거려 ‘리본이 너무 무거웠던 모양’이라는 비아냥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