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 난전의 명국

〈총보〉(1~231)=난전(亂戰)의 진수를 보여준 한 판. 초반 40수째부터 등장한 패(覇)가 장장 212수째까지 이어지면서 판 위엔 시종 유혈(流血)이 낭자했다.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끝까지 미세한 균형을 유지한 것도 신기하다. 두 절정 고수의 현란한 칼 춤 속엔 기백, 깊은 수읽기, 섬세한 형세 판단 등 명국(名局)의 조건이 빠짐없이 담겨있었다.
막판 148이 패착. 152의 묘수로 이어지는 절묘한 수단이었지만 결행 시기가 빨랐다. 참고도를 보자. 우변을 보류하고 하변 패를 계속했으면 흑은 2로 방비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3으로 때렸으면 흑에게 아직 A의 부담이 남는다. 거의 한 수 차이가 나면서 백 승이 유력했다는 게 국후 결론.
한·중 양국을 이끌어갈 동갑내기 라이벌 간 대결은 중국 청년의 신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 훗날 이세돌의 멋진 설욕을 기대한다. (46 52 67…38, 49 65…43, 85…61, 87…82, 129 135 167 177 191 197 203 209…121, 132 164 170 188 194 200 206 212…126, 160…146, 231수 끝 흑 불계승, 소비 시간 백 2시간 37분, 흑 1시간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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