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책] 거침없이 솔직한 독립영화를 주목하라

>>거칠마루 수많은 액션 영화를 봐왔지만 ‘거칠마루’와 같이 실제 무도인들이 출연해 서로 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은 처음 접한다. ‘거침없는 리얼 액션’이란 홍보 문구대로 무림 고수들의 ‘진짜’ 대결을 구경할 수 있을까? 실제로 8명의 무도인들이 출연해 그들 나름대로의 기량을 선보이지만, 아쉽게도 목숨 건 대결까지는 벌이지 않는다. 대신 이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싸움과 승리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무술을 배우고 나면 일대일 싸움에서 유리할까’ ‘우리나라에도 K-1이나 프라이드를 단번에 평정할 수 있는 진정한 고수가 산속에 있을까’와 같이 좀더 통속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거칠마루’의 김진성 감독은 이미 4년 전에 신하균, 이요원 주연의 ‘서프라이즈’로 데뷔한 전력이 있어 기본적으로 영화가 갖춰야 할 미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액션의 세련미는 부족하지만 게임식 대결 구도에 미스터리를 엮어 재미를 준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

스크린 쿼터 축소 논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논쟁의 어느 편에 서 있든지,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한국 영화가 계속 생산되고 또 관객들을 찾아야 한다는 소망은 하나 일 것이다. 좋은 영화를 탄생시킬 1차적 책임이 영화인들에게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크게 보자면 관객들도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새롭고 흥미로운 시도라고 판단되면 해당 영화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관심을 보여 주고 아낌없이 칭찬해 줘야 한다. 6년 전 어느 날 류승완이라는 무명 감독이 만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다면 다음의 독립영화들도 주목해 보자. >>용서받지 못한자 일반적인 한국 남자가 경험해 보았음직한 악몽 중 하나는 꿈속에서 입영통지서를 다시 받아 든 상황이다. 희화되거나 미화되기도 하지만 까놓고 말해 대한민국의 많은 남자들에게 있어 군대란 그다지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군대 내 생활을 솔직하게 바라본 우리 영화가 단 한 편이라도 있었던가?
영화과 졸업반인 윤종빈 감독은 당돌하게도 2000만원이란 예산을 가지고 군생활을 치밀하게 재현해 냈다. 얼마나 사실적으로 재현해 냈는지, 어떤 이는 영화를 감상하다가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눈을 감아 버렸다는 말도 들린다. 소재가 파격적일 뿐만 아니라 영화적 재미와 주제 의식도 예사롭지 않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휩쓸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육군의 협조를 얻는 과정에서 허위 시나리오를 제출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독립영화가 아니라면 한국에서는 절대 경험해 볼 수 없는 작품.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지만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