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국내용 스타?

〈제2보〉(19~32)=구리는 20세 약관이던 2003년 4월 이후 지금까지 중국 톱 랭커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3개월 단위로 발표되는 등급 순위에서 딱 한 차례 2위로 내려앉았을 뿐이다. 현재 국내 4관왕. 하지만 국제 대회에선 아직 ‘메달’이 없었다.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중국 팬들 틈에서 이 점은 그로서도 퍽이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한 일자로 다부지게 다문 입가에 단단한 결의가 내비친다.
24까지는 정석의 과정. 흑 25는 과거엔 ‘가’로 두었으나 요즘은 이렇게 느는 수가 애용된다. 백 26으로 이어 31까지 교환하는 것으로 일단락. 이 과정에서 27, 28 교환은 익혀둘 만 한 수순이다. 이 정석은 대부분의 기사들이 호각(互角)으로 판정하는데, 일부는 백 쪽을 선호하는 반면 흑이 더 좋다는 기사는 드물다.
흑의 입장에서 실전의 정석이 싫으면 참고도 18까지 변화할 수도 있다. 초반에 바둑판의 절반 가까이가 메워져 묘미는 적은 게 흠. 초반 대형 정석은 백 쪽에서 피하는 경우가 많다. 32로 걸치는 구리의 손길이 시원시원하다. 망설임이라곤 없다. 흑으로선 작전의 기로. 어떻게 대응하는 게 최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