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호랑이와 표범

〈제5보〉(63~74)=중국 바둑계는 90년대 초부터 유망주들을 세대별로 묶어 별명을 붙이는 게 유행이다. 창하오(常昊·30) 뤄시허(羅洗河·29) 등 소룡(小龍) 그룹은 이미 세계 우승자를 배출했다. 소룡의 뒤를 잇는 집단이 구리(古力·23)로 대표되는 소호(小虎) 그룹이고, 그 다음이 천야오예(陳耀燁·16) 등이 포진한 소표(小豹) 그룹이다. 이번 결승이 ‘호랑이와 표범의 대결’로 불리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63이 또 한 번의 문제수. ‘가’로 하변을 확장하며 ‘나’의 단점을 노리는 것이 유력했다. 흑 ‘가’ 때 백이 ‘다’로 삭감해 오면 68 자리에 받아 좋다. 구리는 국후 검토 때 63으로 아예 ‘다’로 가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어쨌건 63은 66의 어깨짚음이 빛나 불만이란 결론.
68 때 70에 씌워 공격하는 것은 백 ‘라’가 선수여서 신통치 않다. 그렇다면 69로는 차라리 참고 1도처럼 실리를 취하는 게 나아 보인다. 71 급소 공격을 감행했으나 백은 노타임으로 72. 여기서 참고 2도 1 이하의 절단은 8까지 무리다. 73의 위협에 아랑곳 없이 백은 74로 파고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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