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박용우, 감춰진 '색깔' 찾았네

나는 무슨 꿈을 꾸는가?' 박용우(36)의 미니 홈 피 제목이다. 지난해 그는 드라마 '무인시대'와 영화 '혈의 누'로 '무색무취'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이제 '뜬 거냐'고 묻자 손사래 친다. 과 연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달콤, 살벌한 연인'(감독 손재곤ㆍ제작 싸이더스FNH-MBC프 로덕션)으로 다시 찾아온 박용우를 만나 물었다. ★미완의 꿈 박용우가 삼수 끝에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합격 하자 교육자였던 아버지는 예상과 달리 선뜻 허락했다. '그런 꿈이 있었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냐'며. 하지만 본인은 뜨끔했다. "연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한두 해 낙방한 뒤 뭘 할까 하다가 무작정 택한게 연극영화과였 죠." 천성이 내성적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자신도 신기하다. 1994년 MBC 공채(정준호, 이성재 등과 동기)에 합격하고 첫 영화 '올가미'에 주연으로 데뷔했을 때도 연기는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올가미'의 마마보이 역을 지금 생각하면 창피해요. 무척 힘들게 연기했죠. 감독님이 내 목을 조르는 꿈까지 꿨다니까요." ★성취의 꿈 기자가 지난 10년을 '무명기'로 재단하자 박용우는 난감해 했다. 조연, 단역이긴 했지만 꾸준히 활동하며 잊힌 적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뚜렷한 인상이 없다'고 표현을 고쳤다. "그건 아마 연출자가 제 겉모습을 보고 역할을 맡겨서 그럴 거예요. 전 저와 비슷한 기질의 캐릭터가 제일 불편하거든요. 다들 '박용우, 그냥 너답게 해!' 그러세요. 도대체 저다운 게 뭘까요?" '무인시대'에서 연기한 경대승은 그래서 도전해 볼만했다. 베테랑 선배들의 지적을 받으며 카리스마 연기에 눈을 떴다.(그는 카타르시스란 단어를 썼다) 장안의 화제가 된 '혈의 누'도 같은 맥락에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비로소 배우가 천직이라는 신념을 갖게 해 줬으니까.

★새로운 꿈 시나리오가 제법 들어왔다. 전과 달리 골라서 출연하는 여유 가 생겼다. 조금은 '강한' 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 은 강하기는커녕 서른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순진남. "'달콤, 살벌한 연인'의 대본을 보자마자 '필'이 왔어요. 만약 '작업의 정석'에서 제 모습을 파격이라고 여겼다면 더 놀라실 정도로 변신 폭이 큽니다" '달콤, 살벌한 연인' 외에도 박용우는 5월 개봉인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한창 촬영중인 '조용한 세상'에도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조연상에 이어 이번엔 주연상 차례냐고 묻자 또 한 번 정색한다. "상을 갈망하진 않아요. 어느새 주연급이 됐지만 드라마에 어떤 장치가 된다면 지금까지 그랬듯 조연 역도 기꺼이 맡을 겁니다." '혓바늘까지 돋았어요.'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화제가 된 최강희와의 키스신에 대해 박용우가 나름대로 '혓바늘 투혼'을 펼쳤다며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로맨스 스릴러 '달콤 살벌한 연인'은 서른이 넘도록 연애를 못해본 대학강사 대우(박용우)가 과거가 의문투성이인 미나(최강희)를 만나면서 생기는 미스터리 연애담을 다뤘다. 연애초보의 중대사를 위해 제작진은 각별한 공을 들였고, 덕분에 박용우는 최강희와 5분간 롱테이크 키스의 짜릿한 경험도 했다. "200번 정도 입을 맞추는 동안 거짓말 안하고 매번 구강청정제를 사용했죠. 또 너무 긴장해서 키스전에 (최)강희에게 '이렇게 할까? 요렇게 할까?" 물어보는 바람에 나중엔 핀잔을 듣기도 했어요." 천상 '잰틀맨' 박용우. 그가 능청스럽게 변신한 '달콤, 살벌한 연인'은 내달 6일 개봉한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