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류 '허와 실' 日집중-특정스타 인기편승 문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는 총 59개 국에 202편, 7599만4580달러 어치 수출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의 증가율로 지난 2003년의 증가율(107%)에는 못 미치는 것이지만, 이제 한국영화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중 일본 시장은 한국영화의 독무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역대 일본 수출영화 중 최고액인 7억3500만 엔에 판매됐던 배용준 주연의 '외출'이 약 27억 엔의 흥행수입을 올리면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기록(20억 엔)을 가뿐히 돌파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이 기록마저 깼다. 그러나 그 '질'을 살펴보면 맹점도 분명히 있다. 수출지역이 아시아, 그 중에서도 일본에 유난히 집중되고 있다. 영진위의 자료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이 한국영화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61.4%, 2004년 71.8%, 2005년 87%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는 79.4%가 일본에 집중됐다. 또 지나치게 특정 스타의 인기에 편승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 수출 규모는 작지만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는 예술 영화 배급라인을 통해 박찬욱, 홍상수, 김기덕 등의 작가주의 영화가 소비되는 데 반해, 일본 등 아시아권에는 인기 스타나 감독의 작품이 주로 수출되고 있다. 이는 최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등 동아시아권에서 불고 있는 '혐 한류' 움직임과 관련, 현재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특정 배우들의 인기가 주춤하거나 부정적 계기가 생길 경우 한류 자체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