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컴퓨터’ 박영훈, 기성전 순조로운 출발

‘신형 컴퓨터’가 ‘반 집의 승부사’를 제쳤다. 17일 한국기원에서 개막된 제17기 기성전 도전 5번기 얘기다. 현 타이틀 보유자 박영훈(21·사진) 九단과 도전자 안조영(27) 九단 간의 첫 판 승부 차는 2집 반이었다. 230수 만에 흑을 쥔 박영훈의 승리. 뛰어난 계산 능력과 끝내기 솜씨 등 같은 ‘전공 과목’을 가진 둘은 바둑판을 마치 정밀 기계 분해하듯 치열한 집 싸움으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박영훈은 이로써 지난해 최철한으로부터 탈취한 기성위 2연패(連覇)를 향해 기분 좋은 시동을 걸었다. 올해 십단전 결승 패배, 춘란배 1회전에서의 반 집패 등 거듭된 불운으로부터의 탈출 신호탄이기도 했다. 반면 김주호 이세돌 송태곤 등 난적들을 거푸 제압하고 올라온 안조영은 일단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채 2국(29일)부터 반격에 나설 태세. 둘 간의 역대 통산 전적에선 박영훈이 4승 2패로 리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