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선배 띄워주기?

〈제9보〉(111~127)=결승 개막 전 구리의 우세가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첫 판 흐름이 이토록 일방적일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없었다. 검토실에 모인 원성진 박병규 박정상 홍민표 등 젊은 한국 기사들의 대화가 지금 형세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구리가 완벽하군. 오늘 너무 너무 잘 두네.” “천야오예는 아예 선배 띄워주기에 나선 것 같아. 저렇게 조연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기도 쉽지 않지.”
111로 막았을 때 112의 치중이 또한 짜릿하다. 113은 뼈저린 후퇴. 이 수로 ‘가’는 참고도 6까지가 예상된다. 이후 흑은 A의 약점을 보강해야 하는데 백은 B를 선수 후 C로 하변 백진에 셔터를 내릴 것이다. 그것으로 흑이 D에 건너붙여 오는 백의 약점도 사라진다. 백승이 단숨에 굳어진다는 의미.
그래 놓고 이번엔 114 쪽에서 준동한다. 117로 120은 백 ‘나’로 안방을 빼앗겨 견딜 수 없다. 120으로 젖혀선 반면(盤面) 10집 언저리에서 백이 우세하다는 중론. 이대로 백기 투항할 수는 없다는 듯 흑은 127에 끊어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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