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본능 2' 14년만의 속편 색다른 매력

어떤 작품이 아무 계획도 없다가 14년 만에 속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원초적 본능 2'는 샤론 스톤의 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거칠게 말하자면 영화는 여배우 한 사람의 매력에 거의 대부분을 기댄다. 치밀한 심리전, 폭력과 섹스가 곁들어진 스릴이 있지만 그것만을 즐기러 극장을 찾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흔여덟이라는 스톤의 나이는 불가피하게 흥행에 변수가 될 것이다. 미 해변 도시로부터 런던 도심으로 배경이 옮겨 졌다. 화면은 도회지의 차갑고 어둑한 톤을 띤다. 스톤은 1편과 동명인 작가 캐서린 트라멜을 연기한다. 영국의 데이비드 모리시가 정신과 의사 마이클 글라스를 1편의 형사역 마이클 더글러스를 대체했다. 부제 '위험 중독증'이 말하듯 트라멜은 자신을 위험한 상황(가령 시속 160km의 차 안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속에 가둬놓기를 즐긴다. 그리고 행위의 결과는 소설에 반영된다. 플롯은 의도적으로 1편을 따랐다. 특히 도입부에서 희생되는 축구 선수는 14년 전의 록스타와 대칭된다. 하지만 직접적인 살인 장면을 피하고 추리에 더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 다르다. 그 속에서 샤론 스톤의 투혼은 감탄할 만하다. 시종 아랫도리를 자극하는 말의 뉘앙스와 뇌쇄적 포즈는 흉내 내기 힘든 성적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베드 신에서의 굴곡진 육체는 세월의 풍화를 견뎌냈다고 할 만큼 탄탄하다. 얼굴에 나타난 14년의 나이테를 속일 수는 없지만 쉰을 바라보는 배우에게 무엇을 더 바랄까. 논란이 된 남자와 여자 둘의 '스리섬' 장면이 삭제된 건 아쉽다. 외설의 쾌감을 놓친 것도 그렇지만 극 전개의 중요한 코드가 빠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모리시의 매력이 더글러스보다 덜 강렬하고, 전편의 진 트리플혼처럼 매혹적인 여자 조역이 없다는 점은 기왕에 1편을 참조한 속편으로서는 원초적 약점이다. 30일 개봉 예정.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