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棄子爭先

〈제12보〉(156~167)=결승 5번기가 시작되기 전, 국내외 바둑 사이트 몇 곳이 네티즌 예상 투표를 실시했다. 팬들이 가장 많이 몰린 스코어는 구리의 3대1 승리. 16세 신예의 패기보다는 23세 한창 나이 중견의 능숙함을 위로 보았다는 뜻인데, 뚜껑을 연 결과 과연 구리의 운영 솜씨가 훨씬 돋보이고 있다. 역시 형만한 아우란 없는 법인지….
?가 또 한 번의 노림수였다. 백은 이번엔 2분여를 숙고하더니 156으로 후퇴, 중앙 백 일곱 점을 싹싹하게 버린다. ?는 그러나 성립하는 수는 아니었다. 참고도 백 1이면 2, 4로 끊겠다는 뜻이지만 7의 마늘모가 좋은 수여서 15까지 별 일 없다. 하지만 중앙을 죽이더라도 선수를 뽑아 큰 곳을 차지하면 많이 이겼다는 게 구리의 속셈. 실제로도 그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끝내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어지간한 끝내기로는 뒤집힐 수 없는 형세란 중론이다. 160은 역끝내기로 이후 166과 ‘가’를 맞보는 점. 165는 6집 강(强) 정도로 보기보다 큰 곳이다. 167은 미스 펀치. ‘가’로 때려내는 게 정수였다. 이 곳의 구체적 ‘끝내기 경리(經理)’는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