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부록지도 코스가이드] 고대산·금학산

▲ 고대산 정상에서 남동으로 본 금학산.

평강 북쪽 백두대간이 U자형으로 굽돌아나가는 식개산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한북정맥이다. 식개산에서 약 7km 거리인 장바위산에서 남서쪽으로 한북정맥을 벗어나는 지맥이 있다. 이 지맥이 한탄강 상류와 거의 평행선을 이루며 약 15km 거리인 평강 서쪽을 지나 약 20km 더 내려온 곳에 빚어놓은 산이 금학산(金鶴山·947.4m)이다.

금학산에서 능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남동으로 갈라진 능선은 고남산(古南山·644.2m)~수리봉을 지나 여맥을 한탄강에 가라앉힌다. 금학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선 능선은 약 1km 거리 대소라치에서 잠시 가라앉는다. 대소라치부터 고도를 높이는 능선은 강원도(북쪽)와 경기도(남쪽) 경계를 이루며 약 1km 거리인 보개산(寶蓋山·752m)에 이르면 또 두 갈래로 나뉜다.

보개산에서 북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약 2km 거리에다 고대산(高臺山·832.1m)을 들어올려 놓는다. 보개산에서 남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과 포천군 관인면 경계를 이룬다. 이 능선이 약 5km 거리에서 들어올린 산이 지장산(地臧山·877.2m)이다. 지장산에서 계속 남진하는 능선은 화인봉~삼형제봉~향로봉~종자산을 빚은 다음 여맥을 한탄강에 가라앉힌다. 

고대산에서 주능선(일명 원앞산 능선)은 남서쪽으로 휘며 이어져 약 15km 거리인 연천 차탄천과 아미천 합수점에서 소멸된다. 고대산에서 계속 북진하는 능선은 약 5km 거리인 3번 국도변 차탄천에 이르러 여맥이 사라진다.

▲ 신탄리역에서 남동으로 본 고대산. 가운데 큰골 왼쪽 위는 대광봉.

고대산과 금학산은 최전방 철의 삼각지인 민통선과 인접해 있다. 고대산 들목 신탄리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백마고지~철새 도래지~월정리역 입구~노동당사~도피안사~동송으로는 시간마다 버스가 운행되어 안보 관광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고대산과 금학산은 예전에는 휴전선과 가까운 관계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어 제대로 등산을 즐길 수 없는 산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부터 철의 삼각지역 안보관광이 붐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등산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입산이 가능한 등산로 외에는 군사시설이 들어서 출입금지구역이 많으므로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면 안 된다. 고대산과 금학산에서 등산이 가능한 코스만 소개한다.

[고대산] 안보관광 열리며 각광 받는 산

▲ 골을 다 오른 지능선 안부에서 서릉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본 큰골(오른쪽)과 신탄리.

고대산은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자리한 산행대상지다. 정상에서는 남서쪽 태풍 전망대와 북서쪽 천덕산 열쇠 전망대, 북쪽 백마고지 방면 휴전선 넘어 북녘땅이 막힘없이 조망된다.

그래서 이 산은 이북 실향민들 중에서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또는 6.25를 겪었거나 그 이후 이 부근에서 군복무를 했던 사람들도 옛 추억을 더듬으며 이 산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요즘은 실향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등산인들이 줄을 이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고대산 등산로는 대중교통편이 편리한 신탄리역을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이 대부분이다. 참고로 등산로 입구마다 세워진 안내판과 매표소에서 제공되는 등산안내도 내용은 지명과 위치가 바뀐 곳들이 있다. 안내판과 등산안내도에 표기된 큰골과 작은골 등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이 그것이다. 예를 들면 큰골에 제1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어야 되는데, 작은골에 등산로가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매표소에 돈을 내면 영수증 대신 주는 입장표 뒷면에 인쇄된 등산로에는 큰골에 등산로가 제대로 인쇄되어 있다. 따라서 입장표를 버리지 말고 휴대하면 도움이 된다. 

▲ 삼각봉에서 정상 방면 오른쪽 절벽 위에 있는 얼굴바위. 왼쪽 계곡은 출입금지구역인 내산리계곡.

큰골~서릉 대광봉~삼각봉~정상(제1등산로)  신탄리 역사를 빠져나오면 오른쪽에 라일락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나무 앞을 지나 오른쪽 고대산 들목으로 100m 가면 경원선 철길을 건너 고대산상회에 닿는다. 식수나 간식은 이곳에서 준비한다. 

고대산상회에서 3~4분 들어가면 오른쪽 다리 건너로 명산식당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명산식당은 제1등산로 기점이다. 유의점은 이곳에서 직진하는 길로 400m 더 들어간 곳에 매표소가 있으나 명산식당 입구에서도 이곳을 지키는 매표소 직원에게 입장료를 내야한다.

 오른쪽 다리 건너 명산식당 마당 앞을 지나는 오솔길로 5~6분 가면 묵밭지대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수천 평 묵밭 오른쪽 계곡으로 5분 오르면 임도 건너 큰골 입구 등산로 안내판에 닿는다.

큰골 안으로 발길을 옮겨 7~8분 들어서면 길은 왼쪽 사면으로 이어진다. 이 길은 약 50m 가량 올라간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져 10분 거리에서 다시 계곡으로 접어든다. 계곡으로 3~4분 오르면 물바위라는 지명을 가진 계류에서 오른쪽으로 건너 통나무 계단으로 올라간다.

▲ 암릉 양쪽으로 로프 안전시설이 되어 있는 칼바위.

통나무계단을 지나면 복자기 산돌배 좀풍게나무 산뽕나무 갈참나무 층층나무 산벚나무 등 몇몇 나무 마다 이름표가 붙어 있는 숲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경사에 아늑한 분위기인 계곡으로 25분 오르면 남쪽 작은골 건너 서릉이 보이는 지능선 안부 푯말(정상 1.6km, 1시간20분)에 닿는다.

안부를 뒤로하고 왼쪽 오르막길로 25분 오르면 서릉과 만나는 작은 공터에 닿는다. 공터에서 왼쪽 서릉을 타고 10분 오르면 잠시 세미클라이밍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전망바위에서는 동으로 삼각봉 남릉 뒤로 금학산이 보인다. 북쪽 큰골 건너로 마주보이는 능선은 칼바위능선(제2등산로)이다.

▲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긴급재난구호용 전화박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서릉을 타고 5분 오르면 칼바위능선을 거느린 대광봉이 그 오른쪽 삼각봉과 함께 마주보이는 무명봉에 닿는다. 무명봉에서 15분 오르면 비로소 고대산 정상이 보이는 대광봉을 밟는다. 대광봉의 안내푯말(정상 0.51km 26분, 2코스 매표소 방향 2.72km 1시간49분, 1코스 매표소 방향 3.15km 2시간6분)은 비교적 정확하다.

대광봉에서는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단지 동쪽만 고대산과 삼각봉에 가려진 금학산이 살짝 보인다. 삼각봉 오른쪽으로는 지장산, 남으로는 내산리계곡, 남서쪽 멀리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직선거리 약 70km 거리인 도봉산과 북한산이 조망된다. 서쪽 멀리로는 북한 개성 송악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북서쪽 아래로는 신탄리역과 경원선 철길이 실낱처럼 내려다보인다.   

대광봉을 뒤로하고 5분 거리에 이르면 정면으로 이제서야 금학산이 마주보이는 삼각봉에 닿는다. 삼각봉을 내려서서 평지 같은 능선길로 10분 가면 긴급재난구호용 전화박스에 닿는다. 이 전화박스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널찍한 헬기장이다.

▲ 대광봉에서 동으로 본 삼각봉(오른쪽)과 정상(왼쪽).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항공모함 갑판 분위기가 나는 60여 평 헬기장 동쪽 끝으로 30m 더 나가면 정상비석이 있다. 비석 옆 약 1m 높이로 돌출된 바위가 가장 높은 지점이다. 정상 남동쪽에서 삼각봉 방면은 수십 길 절벽이다.          

신탄리역을 출발해 큰골~합수점~서릉~대광봉~삼각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6km로, 2시간30분~3시간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