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go MTBing] 서울 수색 - 구파발 일대 능선 <완결편>

▲ 수색산 주능선으로 올라선 후 좌측으로 난 싱글트랙으로 약수터 방향으로 내려선다.

서울 지형을 자세히 보면 외곽의 경계는 거의 산으로 형성되어 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동구능 능선, 아차산, 강 건너로는 남한산성, 대모산, 구룡산, 청계산, 관악산, 신월산 등이 이어져 있다. 이 산들이 다시 한강을 건너면 수색쪽으로 떨어지는데, 수색의 국방대학원을 건너면서 시작해 서오능고개(벌고개)를 넘어서 구파발로 연결되는 것이 앵봉 능선이다. 이곳은 지난 호에 소개했다.

요즘은 은평구 신사오거리부터 월드컵경기장을 지나 한강으로 빠지는 증산천에 자전거길이 놓이면서 산악자전거 붐이 일어 많은 라이더들이 수색의 산을 찾고 있다. 하지만 주능선의 많은 자전거 통행 때문에 등산객이나 운동하는 분들과 적지 않은 마찰도 생긴다고 한다. 한 번에 10대 이상의 자전거들이 통행하게 되면 아무리 너그러운 등산객일지라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소규모 라이딩을 지향하고 있지만, 개인마다 사정이 달라서 어려운 면이 있다.

그렇지만 수색산에는 주능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색산들을 라이딩하다가 화전의 버스회차장(범양여객)쪽으로 내려와 건너편 망월산쪽으로 연장해 서오능 방면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이 산들이 다시 창릉천을 건너서 화정산과도 연결된다.

이번 달에는 수색산의 주능선에서 화전의 버스회차장까지 비교적 덜 알려지고 인적도 드문 숨은 싱글트랙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수색산을 라이딩할 때 한고상사(에델바이스 매장) 뒷길로 들어와 청구아파트 뒤로해서 산으로 올라붙는다.

▲ 약수터로 이어진 눈 쌓인 싱글트랙.

한참의 업힐을 하다보면 철탑이 나오는데, 철탑을 지나면 본격적인 능선길(문라이드 능선길)이 이어진다. 숭실고 뒷산을 지나면 구산동쪽의 수색산 정상에 이른다. 이 봉우리 정상에 군부대가 있는데, 그 오른쪽이나 왼쪽 길로 내려갈 수 있다. 보통은 오른쪽 길을 통해 선일여고 앞으로 간다. 또는 수색산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다시 돌아서 내려가는 코스를 탄다.

문제는 다시 주능선으로 내려갈 때 많은 인원과 속도로 인해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수색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금하자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에티켓을 잘 지키고 라이딩 인원을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내왕객이 적은 시간을 이용해 한적한 싱글트랙을 찾아서 타야 한다.

탐방객 많은 주능선 다운힐은 피해야

▲ 3단 업힐에서 다시 주능선길을 타고 내려올 때 만나는 첫 번째 오르막길.

출발은 숭실고 위쪽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수색역에서 은평터널쪽으로 들어와 터널을 통과한 뒤 내리막을 지나면 가파르고 긴 오르막이 보인다. 이 긴 오르막을 오르면 현대아파트 입구가 나온다. 아파트 입구를 조금 지나면 고개 정상이 나오는데 건널목을 건너 산길로 들어간다. 주택가를 지나 마지막 집 옆에 산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을 올라가면 능선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나무계단이 5~6분 정도 이어진다.

자전거를 어깨에 지고 잠시 땀을 흘리면 능선과 만나는데, 수색 청구아파트쪽에서 올라오는 수색 산의 주능선이다. 우회전해 능선을 타고 정상 쪽으로 봉우리 한 개를 넘으면 계단이 연이어진 커다란 봉우리가 나온다. 보통은 이 봉우리를 넘어서 정상쪽으로 간다.

계단 초입에서 왼쪽으로 희미한 싱글트랙이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10여 분의 재미있게 달리다보면 화전쪽에서 올라온 길과 만난다. 그 지점이 약수터다. 약수터에서 우회전해 약 3분간 자전거로 오르면 다시 능선과 만나는데, 수색산 정상으로 오르는 3단 업힐의 초입이다. 여기서 정상으로 가는 것 보다 우회전해 주능선을 내려간다.

10여 분간 내려가다 보면 아까 올라붙은 숭실고쪽 입구를 지나서 정상능선에 위치한 약수터와 만난다. 약수터를 지나면 약간의 업힐이 있고, 이 업힐을 지나면 다시 한 번 업힐이 나오는데, 여기가 갈림길이다. 이 지점에 최근에 설치한 산악자전거 주의 표지판이 붙어 있다.

▲ 화전의 범양여객 버스 회차지점으로 내려가는 길.

여기서 주능선은 좌측으로 철탑을 지나 수색의 청구아파트쪽으로 내려간다. 이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새로운 싱글트랙으로 접어든다. 처음 접어들어서 약 20m 정도의 언덕을 올라서면 무덤이 2~3기가 산길 좌우로 나온다. 여기서부터 조금 라이딩이 쉬워지는데, 다운힐이 무척 재미있다.

샛길 싱글트랙은 아기자기하고 한적해

조망 또한 좋다. 여기서 수색역과 상암지구를 내려다보면 이 지역의 개발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은 느낄 수 있다. 자그마한 점프들도 수시로 나타난다. 조금씩 뛰며 내려가니 정자가 있는 사거리에 이른다. 이 사거리를 지나서 업힐을 올라가면 세 번째 작은 봉우리에 이른다. 이 봉우리부터 내리막이 급해진다.

▲ 싱글트랙의 세 번째 봉우리로의 업힐중인 김기범씨.

한참을 내려가면 예비군훈련용 교통호가 폐타이어로 산을 좌우로 갈라서 길게 나 있다. 실력이 된다면 이 교통호를 버니홉으로 뛰어넘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미숙하다면 자전거에서 내렸다가 건너서 다시 타고 내려간다.

이윽고 능선 상에서 교통호가 한 번 더 나타나는데, 이번 교통호는 판자로 된 다리가 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의 코너를 돌아서 이 널판지형 다리를 건너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더군다나 눈까지 살짝 덮여 있으니 추락하면 교통호에 처박힐 것 같다.

▲ 세 번째 봉우리를 넘어 다운힐 중 만나는 교통호. 버니홉으로 넘을 수 있다.

살살 다리를 건너 급경사를 내려가니 직진과 좌회전 길은 화전의 버스 회차지점이다. 우리는 우회전해 다시 산길을 연장해 간다. 5분쯤 산길을 돌아가면 성불사가 나온다. 이 절에서 뒷길로 3~4분을 다시 업힐하면 아까 지나온 정자가 있는 사거리에 이른다.

▲ 성불사 입구.

아까 온 길을 다시 되짚어 올라가면 수색산악회라 적힌 팻말 좌측으로 싱글트랙이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다시 화전쪽으로 10여 분 다운힐 할 수 있는 능선길이 나온다. 이 산길은 무덤 몇 기가 있는 곳으로 끝난다. 여기서 앞산인 망월산으로 올라붙어서 창릉천까지 달릴 수 있다.

생각은 굴뚝같지만 같이 간 동료들이 눈이 온 산길을 별로 원하지 않는 눈치다. 망월산 정상의 군부대에도 눈이 쌓여있어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렇게 숨은 길을 이용해 수색 산을 샅샅이 라이딩했다. 이런 스타일로 산길을 연결한다면 서울 북부랠리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수색산악회 안내판이 붙은 갈림길. 이곳에서 왼쪽의 싱글트랙으로 내려간다.

구파발의 앵봉과 수색 산, 그리고 수색 산의 새로운 싱글트랙을 엮으면 완벽한 수색 산 산길이 형성된다. 또 길 건너 화전의 망월산을 넘으면 화정의 화정산이다. 이 화정산 끝은 원당과 연결되어 있다. 계속해 일산이나 파주쪽으로 좋은 산길이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겨울철 서울 근교의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