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갈수록 泰山

〈제13보〉(167~182)=인터넷 해설을 맡은 박병규 五단은 오전에 이미 “백이 질 수 없는 바둑”이라고 했다. 6집 반의 덤 공제 없이 비슷한 ‘반면(盤面)승부’라고 진단한 사람은 점심 식사 직후의 최창원 六단. 프로 세계에서 ‘반면 승부’는 흑의 치욕이다. 이 무렵에 들어선 ‘반면으로도 10집’(박정상 원성진 홍민표)으로 차이가 더 벌어지더니, 급기야 “프로 사범과 연구생 간의 지도바둑 같다”(최규병 九단)는 소리까지 나왔다.
167은 고작 역끝내기 3집 정도의 크기. 참고 1도나 참고 2도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이에 비해 ‘가’의 빵때림은 적어도 8집, 팻감이 많다면 10집도 가능할 만큼 큰 곳이다. 뒤처진 추격자의 입장에서 이런 실수까지 나온다면 곤란한 일. 168도 8집을 호가한다. 169 이하의 경계선 다툼 때 174로 반발, 패(覇)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 패는 이미 승부가 난 바둑을 이후로도 수십 수나 더 끌고 가는 원인이 됐다. 176은 팻감을 겸해 끝내기하는 요령. 젊은 기사들이 지루한 듯 농담을 주고 받는다. “왜 돌 안 거둔대?” “혹시 방내기 바둑인감?” (175 181…?,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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