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우정을 소통하는 '같은 이름의 둘'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자, ‘오사키 나나’(나카시마 미카)와 ‘고마츠 나나’(미야자키 아오이). 도쿄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말벗이 되고, 새집을 보러 가서 운명처럼 만나 같이 사는 친구가 된다.
고마츠 나나는 화목한 가정에서 양순하게 자라난 밝고 사랑스러운 여자. 대학생이 된 남자친구 쇼지(히라오카 유타)와 함께 살고 싶어 도쿄로 왔지만 특별한 능력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대형 라이브 공연을 꿈꾸며 도쿄로 온 록 보컬리스트 오사키 나나. 의지할 부모를 가져본 적 없기에 독립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다. 1년 전 꿈을 좇아 도쿄로 떠났던 애인 렌(마츠다 류헤이)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꿈과 이별을 택했지만 늘 렌을 그리워한다.
쇼지의 배신과 직장의 해고로 세상의 시련을 배워가는 고마츠 나나는 친구 나나를 통해 ‘강인함’을 배우고, 오사키 나나는 친구 나나의 도움으로 렌과 재회한다.
일본에서만 2700만부, 국내에선 50만부 이상 팔린 야자와 아이의 순정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나나(NANA)’는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성격도 환경도 전혀 다른 두 ‘나나’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다. 만화를 먼저 봤던 팬이라면 ‘완전한 합일’에 이르지 못한 캐릭터들과 스토리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 속에 갇힌 판타지보다 영상의 리얼리티를 즐기는 관객에게라면 충분히 낭만적인 영화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KBS)의 삽입곡 ‘눈의 꽃’의 원곡을 불렀던 가수 나카시마 미카는 냉소와 슬픔 사이에서 어른거리는 눈빛과 낮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만화 속 오사키 나나를 매력 있게 재현해냈다. ‘생활’에 지쳐 ‘우정’을 잊은 여자친구들끼리 꼭 보러 가야 할 영화.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