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마이 캡틴 김대출' 10년만의 원톱 주연

"따지고 보면 비슷한 성격" ★김대출 vs 정재영 홍보사의 소개에 따르면 김대출은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우며 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 정재영 자신은 여기에 '어리버리함'을 추가했다. "따지고 보면 비슷한 면이 많아요. 제 '후줄그레한' 겉모습이 좀 그렇잖아요. 그런데 보기보단 속 정이 깊어요. 그 점이 특히 닮은 거죠." 거시적으로는 전작 '나의 결혼 원정기'의 농촌 총각 이미지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구수함을 약간 덜어내고 냉철함을 가미한 품이랄까. 이번엔 좀 '강한 역'을 해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김대출이 따뜻한 인간미를 드러내는 과정이 너무 마음에 들어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대신 경주에 파묻혀 살며 경주사투리를 만족스럽게 터득했고, 도굴담당 형사를 취재해 실제 도굴꾼의 습성을 몸에 익히는 등 소소한 변신이 재미를 줄 것이라 귀띔한다. 첫 타이틀롤 "흥행부담 커" ★주연 vs 조연 10년간의 무명, 조연생활을 거쳐 지난해 비로소 '나의 결혼 원정기'를 통해 주연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드디어 타이틀 롤이다.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나간 소감을 물었더니 화들짝 놀란다. "아뇨, 제 역할은 작아요. 오히려 아역들의 비중이 크죠. 순수한 동심으로 '범죄자' 김대출을 변화시키거든요. 한편으로는 수동적인 배역일 수 있어요." 정재영은 이렇듯 과시욕이 없었다. 하지만 흥행의 관해서는 주인공으로서의 입장이 앞선다. "조연만 할 때는 흥행에 거의 무신경했어요. 하지만 이젠 다르죠. 관객 동원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주연으로서 큰 책임이 있으니 부담이 커요. 그런데 결국 흥행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크게 없어요.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밖에. 그 점에선 '김대출'이 잘 될 거라고 봐요." 연극배우로 잔뼈굵어 ★영화 vs 연극 '연극쟁이'로 컸지만 대학로를 떠난 지 한참이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돌아가야지'하면서도 쉽지 않다. 타칭 '흥행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커리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연극에서 몸에 익혔던 연기는 현재 '배우 정재영'의 밑바탕이다. 정재영은 특별한 '롤 모델'이 없다면서도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 신하균의 장점을 골고루 취하고 싶다고 했다. 면면을 보니 모두 연극 무대에서 트레이닝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감정을 세밀하게 조절하고 인물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연극 생활에서 일군 밑천. 정재영은 시종 연기를 안 한다는 느낌으로 김대출을 그려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정적인 캐릭터예요. 감정을 절제하지 않으면 금방 오버한다는 티가 나거든요."　그 미묘한 분석을 통해 주인공 이름처럼 크게(大) 나아가는(出) 정재영을 기대해봄 직하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