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쓰배 세계바둑
후지쓰배는 역시 한국의 ‘놀이터’였다. 10일 도쿄 일본기원에서 벌어진 제19회 후지쓰배 2회전 대국에서 한국은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최철한 박정상 등이 승리, 8강 중 절반이 넘는 다섯 자리를 차지했다. 역대 대회 11차례 우승, 한국 기사끼리 결승 6회, 최근 8연패(連覇) 등 한국의 후지쓰배 강세 전통이 어김없이 반복된 것.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부터 탈피할 계기도 마련했다.
지난 기 우승자인 이세돌은 이날 일본 대표 조치훈을 흑 불계로 꺾었고, 17회 대회 챔프 박영훈은 중국 뤄시허(羅洗河)를 백 불계로 일축해 8강 고지를 밟았다. 또 이창호는 야마시타(山下敬吾)와의 한·일 1인자 대결에서 백으로 2집 반을 이겼으며, 최철한도 일본 대표 장쉬에게 흑으로 1집 반을 남겨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박정상은 일본 하네(羽根直樹)를 흑 2집 반 차로 눌러 막차로 8강에 동승했다.
그러나 조한승 고근태는 1회전에서, 유창혁은 2회전에서 탈락했다. 중국은 창하오(常昊) 저우허양(周鶴洋) 등 2명, 일본은 유키 1명 만이 준준결승에 올랐다. 우승 상금 1500만 엔이 걸린 이 대회 8강전은 6월 3일 베이징(北京)에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