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추워지다

〈제8보〉(99~108)=구리는 제6회 춘란배 4강 티켓을 놓고 이창호와 오는 9월 광저우(廣州)서 대결한다. “대진 운이 무지 나쁘네요?” 어느 기자의 말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우승하기 위해선 강자를 피해 다닐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창호는 요즘 약간 부진해 보이지만 우리 중국 기사들에겐 역시 최강의 상대다. 그와 대결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99는 갑자기 ‘추위’를 탄 수. 지금까지의 강경 노선을 고수해 참고도 1로 지키는 게 좋았다는 결론이다. 필연적으로 중앙의 패(覇)가 발발하지만 11의 맥점으로 탈출이 가능하다(10…4). 그랬더라면 바둑도 빨리 끝났을 것이다. 100에 끊긴 다음엔 107까지 외길 코스. ? 한 점이 속절없이 잡히면서 우변 백진이 토실해졌다.
이 시점에서 형세를 다시 훑어보면 백이 무섭게 추격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흑의 우세는 변함 없지만 긴 승부가 됐다는 뜻. 그러나 여기서 백의 또 한 차례 의문수가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108이 ‘진짜 패착’의 멍에를 뒤집어 쓴 수. 뭐가 문제였고, 어떻게 두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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