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재해석되는 '고전 영화의 재구성'

'고전(Classics)'은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영화의 재해석 작업엔 리메이크가 있다. 관객은 달라진 배우, 달라진 기술(스타일)에 따라 원작이 어떻게 재탄생될지 궁금해한다. 지난해 호평받은 '킹콩'에 이어 올여름엔 세 편의 리메이크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재난영화인 '포세이돈', SF물 '슈퍼맨 리턴즈', 공포물 '오멘 666'이다. 각 영화의 원작은 장르별로 '객관적 불멸성'을 지닌 고전들. '킹콩'처럼 업그레이드된 명성을 얻을지 자못 기대된다. ★포세이돈 '거대한 쓰나미를 만나 호화 유람선이 통째로 뒤집힌다. 생존 승객이 선체를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1972년 '포세이돈 어드벤처'가 보여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21세기의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다. 재난의 핵심은 상하가 뒤바뀐 공간과 공포감을 주는 바닷물. 신작은 제작비 1억50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들여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거대한 세트와 스크린을 덮칠 듯한 바닷물의 위세는 압권이다. 배우들은 삽시간에 공간을 휩쓰는 수력 앞에 내동댕이쳐졌다. 주인공 조쉬 루카스는 여러 차례 부상하며 실제로 사투를 벌였다. '퍼펙트 스톰'을 감독한 명장 볼프강 페터젠은 "오리지널과 설정만 같을 뿐 모든 게 바뀐다"고 공언했다. 그래서 배역들도 전작과 다르다. 완전히 판이한 탈출 경로와 방법은 리메이크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6월 2일 개봉. ★슈퍼맨 리턴즈

'2억5000만 달러(약 2500억 원), 사상 최대 제작비'란 선전문구만으로도 가슴 설렌다. SF 캐릭터의 대명사 슈퍼맨이 강력한 재화의 날개를 달고 지구를 다시 찾는다. 고향인 크립톤 행성으로 떠났다가 몇 년 만에 돌아온 '철의 인간'. 그 사이 이뤄질 수 없는 연인 로이스는 변심했고 영원한 숙적 렉스 루더는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메가폰을 잡은 브라이언 싱어는 슈퍼맨의 정체성 고민을 부각하는 등 '유주얼 서스펙트' 등에서 보여준 작가주의 성향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든 만큼 진화된 스펙터클이 빠질 리 없다. 무엇보다 하늘 배경과 일치된 슈퍼맨의 비행 장면이 기대된다. 주인공은 의외로 신인 브랜든 루스가 맡았다. '원조' 크리스토퍼 리브를 닮은 덕분일까. 하긴 리브 역시 슈퍼맨 유니폼을 입기 전까진 무명이었다. 7월 14일 개봉. ★오멘 666

30년 전처럼 올여름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에 '666'(악마의 표시라는)이 새겨져 있는지 살펴볼지 모른다. '엑소시스트'와 함께 1970년대 대표적인 공포물이었던 '오멘'이 '오멘 666'으로 정식 리메이크된다. 앞서 소개한 두 블록버스터와 달리 기술적인 변화상은 일단 관심 밖이다. 일반 관객이나 마니아 모두 스토리 전개가 얼마나 새롭고 신선한가를 눈여겨볼 것이다. 제작 과정이나 스토리 라인은 지금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에너미 라인스'의 존 무어 감독은 줄거리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만큼 신선한 반전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그레고리 펙을 대체한 리브 쉐레이버 등 새 얼굴들의 새로운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타이틀에 맞게 2006년 6월 6일에 전 세계 동시 개봉한다는 마케팅 전략마저 으스스하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