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七단은 발군의 감각과 막강한 전투력, 빠른 수읽기 등 3박자를 갖춘 스타 기사. “과감하게 잡으러 가고, 과감하게 죽이며, 과감하게 포기한다”는 중국기원 왕루난(王汝南) 원장의 평가가 구리의 기풍을 잘 압축하고 있다. 2003년 4월 이후 줄곧 자국 랭킹 1위를 지켜오면서도 국제 무대에선 부진, ‘국내용’이란 비아냥을 듣기도 했으나 이번 첫 세계 도전 성공으로 중국의 최연소 세계 메이저 챔피언의 기록도 세웠다.
충칭(重慶) 태생의 구리는 6세 때 바둑을 배워 94년 세계청소년 바둑대회 주니어부를 제패, 주목받기 시작했다. 95년 국가 소년대에 선발되고 같은 해 프로가 됐으며 97년엔 녜웨이핑(?衛平)의 제자로 들어갔다. 2003년 들면서는 천원 타이틀 탈취와 중국 갑급 리그 승률 1위 등 대폭발과 함께 명실공한 1인자로 등극했다. 현재 중국 4관왕. 올해 초엔 불과 닷새 사이 3개 타이틀을 품에 안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춘란배 8강전에도 진출, 이창호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아직미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