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40일만의 재회

〈제1보〉(1~18)=내자동 중국문화원. 치외법권 지역이라지만 엄연한 한국 땅인 이 곳에서 40 일만에 결승 최종 라운드가 속개됐다. 무대도 배우도 첫 라운드 때 그대로다. 이젠 모두가 친숙해진 얼굴들. 그러나 한국 주최 세계 타이틀전 패권을 놓고 중국인 둘이 우리 땅에서 한 달이 넘게 사투를 벌인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순번에 따라 다시 천야오예의 흑 차례. 이 16세 소년은 막판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3에서 3분이나 썼다. 포석 연구를 많이 했다는 풍문이 무색한 초반 장고다. 6의 굳힘은 ‘가’로 갈라 치는 수가 상식. 상대의 구상을 허물려는 시도일지 모른다. 흑 역시 ‘나’를 차지하는 포석을 피해 7에 먼저 걸쳐갔다. 10이 초반 구리의 유일한 장고(4분). 11은 일감(一感)으로 17까지 지극히 평범한 골격이 짜였다.
18은 서로 대치(對峙)하는 중앙의 큰 자리. 하지만 ‘다’로 뛰어들어 하변을 파괴하는 수법도 가능했다. 참고도 19까지 일단락. 물론 백은 대가로 실전보 ‘라’의 요처(要處)를 흑에게 내 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흑의 다음 수는 뻔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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