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기세의 衝突

〈제3보〉(40~53)=대국 때 외엔 피차 얼굴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쌍방 역력하다. 그러다 보니 6층 대국실은 천야오예, 2층 검토실은 구리의 아지트(?)처럼 돼 버렸다. 아침에 숙소를 함께 출발한 두 사람은 현장 도착 후에도 함께 입실하지 않았다. 구리 혼자 검토실에서 10분 가량 머물다 올라간 것. 점심 식사 때도 둘은 이렇게 갈라졌다.
42는 하나의 틀. 흑이 52로 받아주면 53으로 중앙을 정비하려는 뜻이다. 흑은 천만의 말씀이라는 듯 43으로 갈라간다. 44 씌움은 상용의 타개 수단. 여기서 천야오예는 이 바둑 최장고(17분)를 거쳐 45를 선수 후 47, 49를 단행했다. 49로 50에 먼저 두면 어찌 되나?
참고 1도 18까지(17…10) 되고 보면 A의 젖힘도 남아 흑이 별 게 없다. 백이 참고 2도 2로 받더라도 8까지, 도처에 백의 활용 수단이 남는다. 결국 51까지 이런 정도였다는 결론. 52는 일단 이렇게 버틸 곳이고, 흑도 53으로 끊어야 승부가 된다. 기세가 충돌하면서 전운(戰雲)이 바둑판 하반부를 뒤덮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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