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기봉이' 영화-실제 주인공들 청와대서 만났다

기봉이와 기봉이가 청와대에서 만났다. 8살 지능을 가진 마흔 살 노총각 기봉의 팔순 노모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그린 영화 '맨발의 기봉이'(감독 권수경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지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연무관에서 상영됐다. '장애인의 달'을 맞아 마련된 이 시사회에는 영화 속 실제 모델인 엄기봉씨와 엄 이장, 서산 마을 주민을 비롯하여 신현준, 김수미, 임하룡 등 '맨발의 기봉이'의 주연배우 및 장애인 협회 관계자 등 총 160여 명이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기봉을 연기한 신현준은 실제 모델인 엄씨와 처음 대면했다. 얘기가 완전히 통하지 않았어도 서로의 트레이드 마크인 순수하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신현준은 2003년 방송에 소개된 엄씨의 사연을 보고 처음 영화화를 생각했지만, 연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영화 제작 후에 엄씨를 만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엄씨는 영화 속 기봉이가 '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를 부르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이를 따라 불렀으며, 영화 관람 후 다과회 사회를 맡은 김미화의 요청으로 단상에서 다시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눈시울을 붉힌 노무현 대통령은 "감동적이고 흥행이 될 것 같다"며 제작진을 격려했고, 엄씨와 마을 주민들에게는 "엄기봉씨도 훌륭하지만, 엄기봉씨를 가족처럼 잘 돌봐주고 계신 마을 사람들 또한 훌륭하다"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신현준의 지체장애우 연기가 돋보이는 '맨발의 기봉이'는 지난달 26일 개봉, 가족단위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