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신상옥, 영화를 말하다' 방영

故 신상옥 감독의 영화세계를 담은 미공개 인터뷰가 EBS의 전파를 탄다. EBS 측은 지난 4월 11일 타계한 신상옥 감독을 추모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거장 신상옥, 영화를 말하다'를 6일 오후 8시 30분부터 90분간 방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특집에는 신상옥 감독의 작품 세계와 영화 입문 과정, 영화 철학과 함께 2001년에 촬영된 3시간 분량의 미공개 인터뷰가 축약돼 소개된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 앞엔 항상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성춘향'은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컬러시네마스코프를 시도했고 '쌀'은 250㎜ 줌 렌즈를 처음 도입했으며 '연산군'은 최초 동시녹음, '빨간 마후라'는 모험적인 특수촬영으로 한국영화기술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는 1978년 납북 때부터 1986년 탈북하기까지 북한에서 '탈출기',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심청전' 등 총 7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탈북 후에는 미국에 머물며 영화 활동을 계속했다. 1994년에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2000년 귀국 후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와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일본 도쿄의 미술전문학교를 나온 신상옥 감독은 처음엔 최인규 감독의 미술감독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소위 '양공주'를 소재로 한 사회성 있는 작품인 '악야'로 감독 데뷔했다. 원래 본명은 신태서, 신상옥이란 이름은 최인규 감독이 붙여준 이름이다. 신상옥 감독은 "감독은 배우의 연기를 지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감독은 교통 정리를 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카메라가 배우를 따라 다녀야 한다는 게 그의 연출론이었다. 예술성과 흥행성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완벽한 예술을 이루지 못했지만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라면 흥행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 점에서 그는 찰리 채플린을 최고의 영화 예술가로 꼽았다.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는 신랄한 사회 비판을 하면서도 재미를 주는 영화로서 가장 이상적인 영화라는 게 그의 평가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