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화가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려!

제3회 서울환경영화제가 4~10일까지 서울시내 4개 스크린을 통해 문을 연다. ‘영화로 여는 초록빛 세상’을 모토로 내걸고 28개국에서 온 환경 관련 영화 108편을 상영한다.
연세대 백주년 콘서트홀에서 축제의 포문을 열 개막작은 옴니버스 영화 ‘9시 5분’. ‘나의 결혼원정기’ 연출을 맡았던 황병국 감독, ‘야수와 미녀’의 이계벽 감독, 형제감독 박수영·박재영 등 4명이 3개의 중편을 엮었다. ‘불임’ ‘아토피’ ‘애견 유기’를 소재로 인간이 만든 이기(利器)의 폐해와 도시인의 환경 불감증을 풍자했다. 폐막은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 경선에 출품된 14개국 20편 중 선정된 한 편이 장식한다.
올해엔 주제의식 뚜렷한 다큐멘터리보다 누구나 즐기며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상업적 극영화가 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강윤주 프로그래머는 “환경영화라고 하면 ‘교육’ ‘계몽’ ‘운동’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재미있게 보면서 자연친화적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을 많이 골랐다”고 말했다. 실례로 총 36편으로 채워진 ‘지구의 아이들’ 섹션에는 ‘얼룩소 이야기’ ‘쓰레기 대소동’ ‘오존경보’ 등 아이들이 볼 만한 애니메이션이 풍부하다. ‘널리 보는 아이들’ 섹션에선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요괴대전쟁’이 눈길을 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요괴가 돼서 지구를 공격하자 겁 많던 한 소년이 착한 요괴와 함께 싸운다는 내용의 판타지.
유일 경쟁부문 ‘국제환경경선’은 호랑이 사냥과 역공격을 다룬 ‘사선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어업 조합의 영상일기를 담은 ‘잃어버린 바다’ 등 환경의식이 뚜렷한 작품이 많다. 6~9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상영하는 작품은 당일 현장에서 표를 받아 무료로 볼 수 있다.(02)725-3654, www.gffi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