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한턱 내다 손해 볼것 같아"

"술사란 성화가 대단해요. 오히려 손해 볼 거 같아요."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감독 손재곤ㆍ제작 사이더스FnH)이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일약 흥행 배우로 우뚝 선 박용우(사진)가 밝은 목소리로 소감 아닌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9억원이라는 초저예산과 드라마 풍의 작은 스케일이라는 한계를 딛고 지난달 6일 개봉한 이래 지난 1일까지 관객 206만 명을 기록했다. 그 이변의 중심에 박용우가 있다. 그는 소심함과 괴짜 기질이 뒤섞인 난해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거대한 입소문을 이끌어냈다. 이같은 지적에 박용우는 "저야, 관객분들이 최강희씨 보러 왔다가 '어 저런 배우도 있네'하는 수준이죠"라며 쑥스러워 했다. 특유의 성격대로 몸을 한껏 낮췄지만 영화가 '박용우의 재발견'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사실 박용우가 출연 결정을 내렸을 때 소속사는 마뜩찮은 눈치였다. 감독도 신인이고 예산도 적은데다 개런티가 턱없이 낮았기 때문. "시나리오를 보고 저만의 느낌이 있었어요. 작품 한두 번 할 거 아닌데 진짜 하고 싶은 연기해야죠." 결과적으로 박용우의 선택은 옳았다. 그러나 그 역시 처음엔 "50만 명 정도면 준수"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지금의 흥행은 의외다. 이미 보도가 된 러닝 개런티(200만 명 돌파 시 1억원)에 대해선 "처음 계약 조항엔 없었다"며 "나중에 제작사가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릴러 '조용한 세상'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인 박용우는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차기작을 결정한 상태. "확실히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미스터리 휴먼극이란 독특한 장르예요. 6월 말 촬영에 들어갑니다." 10년 이상의 무명기를 거쳐 충무로 1급 배우 대열에 합류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