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소년의 才能

〈제8보〉(112~127)=이 바둑의 제한 시간은 1인당 3시간. 구리는 그러나 이번 결승서 총 5국을 두는 동안 한 번도 초읽기에 몰리지 않았다. 1국은 단 68분, 2국도 주어진 시간의 절반인 90분만 썼을 뿐이다. 패한 바둑에서조차 그의 소비 시간은 항상 상대보다 적었다. “체질인데 어떻게 합니까. 그냥 냅두세요.” 훗날 그는 웃으면서 그런 뉘앙스로 변명했다.

봉쇄를 피해 112로 뛰자 113. 참고 1도가 흑의 주문이자 노림수다. 114로 막자 이번엔 115를 선수 후 117로 올라선다. 언뜻 한가해 보이는 수인데, 막상 놓이고 보니 묘하게도 이 곳 저 곳의 백이 엷어지기 시작한다. 16세 소년 천야오예의 만만치 않은 재능이 빛을 발하고 있다.
118, 120에 보강하자 121. 백은 122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이 수로는 ‘가’가 이득이지만 그렇게 둘 수 없음을 참고 2도가 설명해준다. 123부터 126까지는 이런 정도. 많이 추격당했다지만 아직 대세는 백의 손아귀에 있다. 여기서 흑은 느닷없이 127로 끊어갔다. 대역전의 실마리가 된 묘착(妙着). 여기서 백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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