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 여주인공을 맡은 유카, 제작자인 이치세 타카시게 PD(왼쪽부터)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스크린의 여름은 공포의 계절이다. 올해 다양한 공포물 라인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 바로 내달 8일 개봉하는 '환생'. 유일한 일본 작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팬 호러의 거장으로 불리는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주온', '그루지' 시리즈로 일본, 한국은 물론 미국 관객까지 사로잡은 감독은 또 어떤 얘기로 심장이 얼어붙는 공포를 전달할까. '집으로 돌아가도 떠오르는 공포'를 추구한다는 시미즈 감독을 지난 6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신작과 그의 공포 철학에 대해 물었다.
-'환생'은 어떤 영화인가
▶'환생'을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공포감을 전달한다. '주온'과 다른 스타일을 시도하고 싶었다. '환생'은 미스터리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크게 차별화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환생을 믿는가
▶환생을 주제로 택한 것은 내가 믿어서가 아니다. 그저 영화로 다루면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믿고 만든다면 안믿는 관객에게 '결례'일듯 싶다.
-유카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이유는
▶유카는 배우보다 TV쇼 안에서 귀여운 이미지로 친숙했다. 난 그 이미지의 반전을 노렸다. 그가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그래서 '꼬셨다.'
-공포물 전문 감독으로 통하는데
▶지금은 관객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지만 어렸을 땐 무서워서 공포물을 전혀 보지 못했다. 대신 미스터리 소설에 관심이 많았다. 감독이 된 계기는 스필버그의 'ET'를 보고 나서였다.
-자신의 호러가 미국에서도 인정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할리우드 공포물은 사운드와 비주얼을 이용 직접적이고 공격적이다. 반면 나는 은근하면서도 여운 깊은 공포를 추구한다. 그 점을 서양인들이 참신하게 여긴 듯하다.
미스터리는 전작들을 능가한다.
-그렇다면 '환생'도 영어판 리메이크 계획이 있나
▶나의 리메이크 기준은 시리즈로서의 가능성이다. '환생'은 '주온'과 달리 1회성 영화이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들고 싶지 않다.
-아는 한국 배우가 있는가
▶한국 배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른다. 하지만 모두 실력파라고 알고 있다. 적절한 각본과 기회가 있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한국 관객에게 한마디한다면
▶'주온'이 한국에서 히트했다는 소식에 무척 기뻤다. '주온' 감독이 만들었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주인공 유카양이 큰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스포츠조선 오사카(일본)=이재훈 기자)
▶ '환생'은?
시공 넘나드는 악령의 그림자
35년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망상에 사로잡힌 가장이 일가족을 포함 호텔 종업원, 투숙객 등 11명을 몰살하는 끔찍한 참극이 벌어졌다. 세기가 바뀐 현재, 영화 감독 마츠무라(시이나 깃페이 분)가 이 사건에 기초한 영화 '기억'을 제작하면서 '환생'은 시작된다. 옛 신문을 꼼꼼히 체크하며 시나리오를 꾸미는 감독,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스기우라(유카 분), 영화와 전혀 관계가 없지만 호텔 꿈을 꾸는 여대생 키노시타 야요이(카리나 분) 등 주요 등장 인물들은 과거 사건과 미지의 인연을 맺은 듯 뜻하지 않은 악령에 시달린다.
'환생'은 줄거리 안에 영화가 등장하는 소위 액자극이다. '링' '주온' 등 일련의 히트 호러를 내놓은 이치세 타카시게 PD는 시미즈 감독과 함께 자연스런 스토리와 생생한 캐릭터 묘사, 충격적인 반전 등 공포극이 지녀야 할 미덕을 한데 모았다. 제목이 암시하듯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대화를 나누며 정교하게 진행한다. 그렇게 조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