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 차가운 반응

말 많은 영화 ‘다빈치 코드’가 18일 전국에 개봉됐다. 18일 오전 8시부터 첫 상영을 시작한 용산CGV극장에는 시사회 없이 전격 개봉한 영화를 직접 확인하려는 관객으로 붐볐다.
◆영화, 소설과 무엇이 같고 다른가
상영시간이 2시간 27분인 영화는 원작대로 자크 소니에르 관장이 알비노 사일래스에게 쫓기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전체적으로 원작에 충실했지만 영화적 ‘압축’을 위해 ‘최후의 만찬’을 제외하고, 미술작품을 설명하는 장면 등은 거의 생략됐다. 원작에서 예수의 혈통이면서, 소피의 할아버지로 설정됐던 자크 소니에르는 영화에서는 소피를 지키는 임무를 맡은 시온수도회 수장으로 단역 처리됐다. ‘성배’에 관한 묘사는 소설보다는 훨씬 구체화됐다. 로슬린 성당 지하에서 발견한 ‘왕족의 피(SANG REAL)’에 관한 서류, 루브르 박물관 역피라미드 아래 묻혀있는 마리아 막달레나 석관 등 구체적 ‘증거’로 성배의 존재를 더욱 강조한다.
◆논쟁 불거지나
‘종교적 논쟁구도’를 선명히 함으로써 화두를 던지려는 의도가 보이는 설정도 있다. 소설에선 티빙 경과 ‘성배’에 대한 의견을 같이 하던 랭던이 영화에선 예수의 신성성을 믿는 ‘가톨릭 신자’로 나오며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것. 티빙 경이 “교회는 예수라는 인간을 신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목숨을 희생시켰다”고 주장하자 랭던은 “신성 강화였겠죠” “근거는 없어요” “이론일 뿐이오” 등의 토를 달며 반박한다. 그러나 소피가 진짜 예수의 후손임이 밝혀지자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인정한다.
원작에는 부연설명으로만 돼 있는 중세 교회의 이교도 학살 내용을 영화는 대규모 엑스트라를 동원해 재현했다. 기독교측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인 마리아 막달레나의 출산은 짧게 묘사됐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디딤돌 위에 서서 딸을 낳는 장면이 다리 일부 클로즈업으로 표현됐다.
◆높은 관심 속 냉담한 평단
영화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냉담하다. 외신들은 17일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되자 몇몇 장면에선 웃음이 터지는가 하면 갈채 없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영화 보는 게 소설 읽는 것보다 오래 걸린다’(뉴욕타임스) ‘훌륭한 이야기가 훌륭한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AFP)라는 혹평도 이어졌다. 시사회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개봉 전에는 “종교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지금은 “영화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냐”는 냉소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