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정두홍 "원조 리얼액션 보여줄게요"

둘이 '액션'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비웃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옹고집과 끈기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놀라움으로 바꾸는 일대 '사고'를 예감하고 있다. 영화 '짝패'(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서울액션스쿨)의 두 기둥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도 한번 해 봅시다! 지난 2000년 달랑 6000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었던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영건'으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류승완 감독.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술감독인 정두홍 감독.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2002년, 이 두 사람은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의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곧 '액션'이라는 공통분모로 의기투합했고, '언젠가 둘이 진짜 액션 영화 하나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짝패'다. '꼭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두 사람이 직접 감독과 주연을 다 맡았다.

★'리얼'할 수밖에 없는 이유. '노 와이어, 노 CG'인 리얼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태국영화 '옹박'과 비슷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정 감독이 대뜸 울분(?)을 토했다. "사실 리얼액션의 원조는 우리예요. 홍콩영화가 한창 특수효과 쓸 때도 우리는 그냥 뛰어내리라면 뛰어내리고, 차에 부딪히라면 부딪쳤어요. 무슨 장비를 쓰려고 해도 있어야 쓰죠." 정 감독은 우리 액션 영화가 외국의 그것에 비교만 되는 데 대해 "원래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은 잘 모르지 않느냐"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CG에 쓸 돈이 있으면 차라리 그냥 부러지고 터지고 말겠다"는 류 감독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액션…, 영화…, 그리고 인연. 우연히 '어린이 태권왕 겨루기'라는 TV 프로그램은 보게 된 소년 정두홍은 그 길로 동네 태권도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도장비도 제대로 못 냈지만, 관장의 배려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정 감독은 그때 기억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액션스쿨에서도 교육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수도 없이 맞고 다치기를 반복한 탓에 온몸에 성한 곳이 없지만 '액션만이 나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성룡과 사무라이 영화를 유난히 좋아했던 류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며 '언젠가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존재는 고등학생이 돼서야 알게 됐다. 그냥 배우하고 카메라만 있으면 영화가 나오는 줄 알았다는 것. 이후 다년간의 공부와 현장 경험을 통해 '감독' 류승완이 됐다. 간간이 출연도 했지만, 이제 배우는 사절이란다. "해 보니까…, 성룡은 정말 위대한 분이더라구요." ★'짝패'는 어떤 영화? 류승완, 정두홍 두 짝패가 만든 '액션의, 액션에 의한, 액션을 위한' 액션 영화다. 쉴 새 없이 나오는 리얼액션과, 느릿느릿한 충청도 사투리가 던져주는 웃음이 돋보이는 작품. 25일 개봉.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